장애인 굶기고 때려 숨지게 한 활동지원사 징역 17년
입력 2020.06.18 17:55
수정 2020.06.18 17:55
친모 B씨는 징역 10년형 선고…"잔혹한 수법에 비춰 엄벌 필요성 있어"
지적장애인을 화장실에 가둔 채 굶기고 빨랫방방이로 수시로 때려 숨지게 한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17년 형을 선고받았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1부(김용찬 부장판사)는 상해치사와 공동감금 혐의로 기소된 장애인 활동 지원사 A(51·여)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숨진 장애인의 친모인 B(46·여)씨는 공범으로 인정돼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B씨의 아들 C(20)씨는 지난해 12월 17일 저녁 대전시 중구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후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지적장애 3급이었던 C씨의 얼굴에는 멍이 있었고, 팔과 다리 등 온몸에서도 상처가 발견됐다.
수사 결과 C씨는 수시로 개 목줄이나 목욕 타월 등으로 손을 뒤로 묶인 채 화장실에 갇힌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도 굶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에는 빨랫방망이까지 사용됐다. 구타는 훈육을 빌미로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됐다. 검찰은 C씨의 친모 B씨가 과도하게 A씨에 의존한 점이나 A씨가 일상에 적잖게 관여했던 정황으로 미뤄 두 사람이 공동범행을 한 것으로 결론을 냈다.
재판부는 두 피고인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와 다른 가족의 진술 등 증거를 살핀 뒤 공소사실을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활동 지원사인 A씨는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번 범행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며 "B씨에게 지시해 오랜 기간 동안 피해자를 화장실에 가두고, 묶고, 빨랫방망이로 때리는 등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을 숨기기 위해 증거 인멸에 급급하거나, 일관되게 B씨의 책임으로 미루는 태도까지 보인데다 잔혹한 수법에 비춰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