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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찬식·보완수사권에 당·청 삐걱…커져가는 민주당 내홍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6.24 00:00
수정 2026.06.24 00:10

한찬식 민정수석 임명에 與 내부 들썩

일각선 "檢 보완 수사권 염두" 분석도

차기 당권구도에 '보완수사권' 화두로

당·청 갈등 커지나 '요구권' 합의 전망

한찬식 민정수석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 인선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간의 새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수석이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를 수사한 검찰 출신 인사란 것에 대해 민주당 내부가 술렁이면서다. 일각에선 검찰 개혁의 최대 논란거리인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당·청간 이견이 한 수석의 인선으로 터져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23일 YTN라디오 '뉴스명당'에 출연해 한찬식 민정수석 인선과 관련한 당내 반발에 "청와대 참모 인사에 대해서 여당 인사들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친명(친이재명)계인 이 의원이 이 같은 발언을 꺼낸 이유는 실제로 당내에서 한 수석 인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는 한 수석이 지난 2019년 서울동부지검장 재직 당시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친문(친문재인)계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인사는 그 조직을 규정한다. 그래서 인사는 옳고 그름의 영역이 아닌 책임의 영역"이라며 "한 수석이 살아있는 권력을 죽이기 위해 수사를 한 것인지, 살아있는 권력도 가리지 않고 철저하게 수사를 한 것인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고 의원은 "청와대는 당을 컨트롤하려 해선 안 되고, 당은 청와대의 국정과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보인다"며 "청와대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될 것이고, 당은 대통령의 인사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수석의 임명에 대해 반발한 것이다.


역시 친문계로 분류되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지난 22일 YTN라디오 '정면승부'에서 "이번 (한 수석) 인사와 관련해 설왕설래가 있다. 한 수석의 화려한 이력들을 보면 '또 정치 검찰에게 배신당하는 것 아니야'라고 우려하는 분들이 있다"며 "청와대가 그런 부분들까지 귀담아듣고 잘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서울고검장 출신인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한 수석의 임명 소식이 나온 직후인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유구무언"이라는 메시지를 올려 불만을 표시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도 페이스북에 "허탈함이 밀려온다"며 한 수석의 인선에 반발했다.


문제는 한 수석을 향한 반발이 단순한 인선 논란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민정수석은 공직자들의 기강과 대통령 측근의 비리,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등 뿐 아니라 이재명 정부 최대 현안인 검찰개혁에도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검찰 출신인 한 수석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 하는 물음표가 따라 붙은 것이다.


특히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는 당청 간 이견이 뚜렷한 민감한 사안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권 관련 질문을 받고 "아주 예외적인 경우까지 다 봉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또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순방 성과 브리핑에서는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해 "정치적 슬로건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요구권을 보장하는 방식의 검찰개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 관련 국민참여재판 1심 결과에 대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정청래 대표는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의 마침표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라고 말하면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강행하겠단 뜻을 밝혔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정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에 "보완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요구하는 강성 지지층에게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와 뜻을 같이하는 친청계 이성윤 의원이 한 수석 인선에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파악된다.


반면 친명계 인사들 사이에선 보완수사권 폐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서둘러 처리할 문제는 아니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수석 인선에 방어논리를 폈던 이건태 의원은 앞선 라디오에서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해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것이니까 악용의 우려가 있다고 생각"이라면서도 "보완수사요구권은 검찰이 수사하는게 아니라 경찰이 수사하는 것이다. 그게 보장이 안 되면 사법시스템이 돌아갈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픽'이라고 분류되는 차기 당권주자인 김민석 국무총리도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안을 기본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검찰개혁추진단에 지침으로 여러 번 전달했다"며 "국회에 가서 완전 폐지로 된다면 그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숙의하라는 것이 대통령이 일관되게 밝힌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원론을 강조하면서도 당과 국회에서의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차기 당권 주자 중 한 명인 송영길 의원도 지난 22일 MBC라디오에서 "보완수사권 문제는 보완수사요구권으로 해결되지 않을까"라며 "이 문제는 새 당 지도부와의 숙의를 통해 9월 국회에서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이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보완수사권 얘기가 많지만 어쨌든 대통령의 뜻을 거스를 수는 있겠나"라며 "일단 당원의 뜻에 따라 완전 폐지를 했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보완하면 된다는 당내 여론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당·청 갈등'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뉴스쇼' 인터뷰에서 여권 일각에서 검찰 출신인 한 수석 임명과 관련, 이른바 검찰 개혁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 "검찰개혁의 의지와 능력도 보지만, 내부적인 파악 정도도 매우 중요하게 봤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선 보완수사권 여부가 차기 민주당 당권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민주당 당권 구도는 사실상 친청이 아니라 친문 대(對) 친명의 대결"이라며 "이념 성향이 되게 강한 친문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요구하겠지만, 보완수사요구권 정도는 인정해 줘야 된다는 친명들은 이론적 따지면 수사를 두 번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지 국민들의 인권 침해가 덜하겠단 입장"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정 대표 입장에선 친문의 입장에 따라 어떻게든 당원 지지를 끌어내고 이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강조할 것"이라며 "당심이 70%나 반영되는만큼 다른 당권 주자들도 보완수사권 문제에 어떤 입장을 가지느냐가 전당대회 결과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내 인사 문제는 한 수석 인선에 그치지 않는다. 대한적십자사 새 회장에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임명된 것을 두고도 무수한 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련 커뮤니티에는 인 전 의원의 적십자사 회장 임명에 대해 "인사가 만사라고,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니 환관이 득세하는 역사 속 시절이 생각 나는 듯", "점입가경이네 내가 지금 윤석열 시즌2를 보는 건가", "민주당에는 자리 줄 사람이 없나? 민주당 사람들은 열심히 해도 돌아오는게 없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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