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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의 역주행] 김연경과 강정호 복귀의 상반된 시선, 왜?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06.06 07:00 수정 2020.06.06 13:42

모범적인 선수 생활한 김연경은 환영 일색

스포츠 선수들도 공인에 준하는 영향력 발휘

말없이 입국한 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말없이 입국한 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국내 복귀를 추진 중인 김연경(32)과 강정호(33)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먼저 ‘월드클래스’로 불리는 김연경은 국내 V리그 시절 뛰었던 흥국생명과 입단 교섭을 벌이는 중이며 주말 중 계약을 확정할 예정이다.


2009년까지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김연경은 이후 10년간 해외 리그를 누비며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한국 배구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리빙 레전드’다.


아직까지 녹슬지 않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김연경이 국내 무대에 복귀한다면,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여자배구의 흥행은 또 한 번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전 메이저리거였던 강정호도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던 선수다. 지난 2013년 유격수 역대 최다 홈런과 장타율 기록을 썼던 강정호는 KBO리그 무대를 접수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강정호의 기량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했다. 첫해 15홈런, 이듬해 21홈런을 기록, 장타력을 입증했고 이로 인해 피츠버그의 중심 타선 자리까지 꿰차며 승승장구했다.


김연경에 대한 여론은 환영 일색이다. ⓒ 뉴시스 김연경에 대한 여론은 환영 일색이다. ⓒ 뉴시스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정점에 오른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국내 무대로 돌아오려 하고 있다. 다만 크게 환영받는 자, 그렇지 못한 자로 여론이 바라보는 시선은 전혀 다르다.


강정호는 피츠버그 시절이던 2016년 겨울, 서울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저질렀다. 팬들은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이라는 부분에 크게 실망했다. 이에 영향을 받아 KBO 역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자 음주운전 적발 선수에 대해 더 이상 관용을 베풀지 않기로 한다.


국내 복귀를 추진하는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강정호는 팬들에 대한 사과가 우선인 상황에서 자신의 징계 절차를 먼저 진행했고, 1년 자격 정지의 경징계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솜방망이 징계와 팬들을 등한시한 태도는 가뜩이나 좋지 않았던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그가 KBO리그에 돌아온다 하더라도 팬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오히려 야유 속에 경기를 치러야 하는 끔찍한 상황과 마주해야 할 수도 있다.


그만큼 과거에 비해 크게 성숙해진 팬 문화는 더 이상 운동만 잘하는 선수를 원치 않는다. 오히려 김연경처럼 배구도 잘하면서 팬 서비스도 훌륭하고 자기 관리가 철저한, 모범적인 선수를 선호하며 요구한다.


강정호에 대한 비난 여론이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스포츠 선수들도 공인과 맞먹는 위치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대다. 무엇보다 스포츠는 다수의 어린이 팬들이 지켜본다는 특수성까지 지니고 있다. 엄격한 도덕적 잣대가 결코 과하지 않은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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