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오거돈 경찰 출석 "피해자에 죄송"…곽상도 "봐주기 수사 우려"
입력 2020.05.23 13:01
수정 2020.05.23 13:20
오거돈, 잠적 29일만 경찰 출석…부하직원 성추행 대체로 시인
"부산시민 여러분께 실망끼쳤다…피해자에게 죄송하게 생각"
부하직원 성추행을 시인하며 사퇴한 후 잠적했던 더불어민주당 출신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9일 만에 부산경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오 전 시장은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오 전 시장에 대한 경찰의 비공개 소환 결정을 비판하며 '봐주기 수사'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전날(22일) 오전부터 조사를 받은 오 전 시장 측은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혐의에 대해 법리 적용 등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도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사건을 은폐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지난해 있었던 또 다른 성폭력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이 같은 혐의들에 더해 총선 전 사건 무마 시도(직권남용 혐의), 성추행 무마 대가 일자리 청탁 의혹(직권남용 혐의) 등에 관해서도 조사를 받았다.
13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고 오후 10시께 나온 오 전 시장은 기자들을 향해 "부산시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치고 특히 피해자분께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경찰 조사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찰 '비공개 소환 결정'에 비판의 목소리 나오기도
곽상도 "오거돈, '뒷구멍' 활용해 시민들 따돌려…봐주기 수사 첫 단추 우려"
한편 경찰이 오 전 시장을 비공개 소환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경찰청 앞에 대기 중이던 취재진과 시민들을 따돌리고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수사실로 향해 빈축을 샀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성범죄 사건으로 부산시장에서 사퇴한 오 전 시장이 오늘 경찰 소환에 흔히 '뒷구멍'으로 불리는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수사실로 향했다"며 "기자단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비공개 소환한 것이 봐주기 수사의 첫 단추가 아닐까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어 곽 의원은 "김창룡 부산지방경찰청은 다음 달 경찰청장 인사를 앞두고 차기 경찰청장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하는데 부산시민들과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의 눈도장을 받으려 김 부산청장이 오 전 시장 봐주기 수사를 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오 전 시장은 사퇴 기자회견 후 수많은 취재진과 수사기관, 부산시와의 연락을 일체 끊고 거제 등 곳곳을 떠돌며 도피행각을 벌린 것으로 보아 구속 수사의 사유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증거인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경찰은 오 전 시장과 청와대가 4·15 총선 영향을 고려하여 사퇴시기를 조율했는지, 했다면 누가 관여했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또한 부산성폭력상담소가 무슨 이유로 오 전 시장의 성범죄 신고 접수 확인과 사퇴시기 조율 등에 참여하게 됐는지 철저히 수사해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