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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發 코로나 확산…채용 돌입하는 금융권 '본사를 사수하라'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입력 2020.05.18 06:00 수정 2020.05.17 20:17

채용일정 돌입하며 '긴장모드'…기업은행 시험엔 1만명 이상 몰려

"단계별 대응 매뉴얼 있지만, 서울 본점 뚫리면 업무차질 불가피"

여의도 금융가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 여의도 금융가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

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되면서 금융권 다시 긴장모드에 돌입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주 업무 정상화를 준비하던 금융사들은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고, 예고된 채용일정을 진행하기 위해 한층 강화된 방역대책을 다시 세우는 등 '코로나 리스크'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특히 금융권 '최대 리스크'는 지난주부터 시작된 채용일정이다.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면접이나 필기시험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 열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금융사들이 채용일정을 연기하기도 쉽지 않다. 이미 채용일정을 수차례 미뤄 온데다 시험과 면접 일정이 임박한 만큼 수험생들의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농협은행은 지난 2월 필기시험을 치른지 3개월여 만에 13~15일 면접전형을 실시했고, 산업은행은 16일 필기시험을 진행했다. 농협은행 면접장에는 아크릴 가림판이 등장했고, 산업은행은 필기시험을 치르는 인원만 1000명에 달해 시험 시간대를 오전과 오후로 나누는 등 수험생들 간 접촉을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다음달 1만2500여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필기시험을 치를 예정인 기업은행도 비상이다. 서울과 지역 4곳으로 시험 장소를 분산했지만,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상황이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코로나19 사태의 추이를 보면서 시간과 장소를 최대한 분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울 본점 코앞까지 다가온 코로나19…"뚫리면 업무차질 불가피"


아울러 주요 금융그룹은 본사가 위치한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접어뒀던 '본사 사수 매뉴얼'을 다시 꺼내들었다. 자칫 금융사 본점에서 확진자가 나와 건물이 폐쇄될 경우 외환·전산 등 핵심 업무가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업무 정상화를 준비하던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신중한 모습이다. 일부 금융사는 대체사업장을 활용한 본점 핵심인력 분산 배치와 시차 출퇴근제를 중단했다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다시 적용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외부인 출입이 잦은 기자실 등을 닫아뒀다.


서울에 위치한 금융사는 물론 금융당국 내에서도 코로나19 경보가 발령됐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서울 영등포구 코레일유통빌딩에 위치한 위탁 콜센터 직원이 지난 2일 이태원동 클럽을 다녀온 후 코로나19 판정을 받은 뒤 사업장을 폐쇄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10일 직원의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서울 여의도 본사 건물 일부를 폐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울 본점이나 전산센터가 코로나19에 뚫릴 경우 대응할 단계별 매뉴얼이 있지만, 업무 차질은 불가피하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초반에 대구지역 영업점을 닫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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