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 백마강 벨트⑧] 지역 현안 산적한 대전 동구…장철민 vs 이장우
입력 2020.03.20 16:51
수정 2020.03.24 11:21
대전역사만 증축됐을 뿐 역세권 개발사업 답보
균특법 통과 따른 '돌파구'…공공기관 유치 관건
충청권 광역철도 등 교통 인프라 현안도 '숙제'
대전역을 품고 있는 대전 동구는 대전광역시의 모태에 해당한다. 1905년 경부선 대전역이 공주군 산내면 대전리에 놓이면서 지금의 대전의 역사가 시작됐다. 1977년 중구와 함께 가장 먼저 설치된 대전의 구(區)이기도 하다.
동구는 대전의 5개 자치구 중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래된 만큼 다양한 지역 현안을 안고 있다. 대전역 앞은 '도심'이 형성된지 100년이 넘었기 때문에 도심 공동화에 따른 낙후 현상이 심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대전 역세권의 재개발이 논의됐으나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대전역 역사 증축만 완료됐을 뿐, 총 사업비가 1조4000억 원에서 2조 원까지로 예상되는 대전역세권개발사업은 3차에 걸친 사업자 공모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민간 사업자들은 상업시설 내의 주거면적 비율 조정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시설만으로는 수익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거면적을 확대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사무용·상업용 빌딩 대신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이 그 자리를 채워 오히려 원도심이 역으로 둔산이나 유성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애초의 사업 취지와는 맞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해법이 여의치 않던 상황에서 대전역세권개발사업의 돌파구가 열릴 조짐이 보인다. 지난 6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특별법(균특법)이 통과되면서, 대전에도 공공기관 이전을 위한 혁신도시를 지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허태정 대전광역시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역세권 중심의 원도심 활성화 목표에 충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이전 위치로 대전 역세권을 중심으로 하는 동구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따라서 이번 대전 동구 총선에서는 누가 혁신도시 동구 유치의 적임자인지, 공공기관 유치를 통해 대전역세권개발사업에 어떻게 탄력을 더할 것인지, 그에 따른 원도심 주변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를 놓고 후보자들이 각자의 해법을 내놓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 83년생 원내대표보좌관 출신 장철민 공천
"젊은 나이지만 집권여당 원내대표 보좌 중책
원도심 개발과 동서격차 해소 위해 노력할 것"
지역의 교통 문제도 핵심 쟁점이다. 낙후한 대전역 앞과는 달리, 지난 2011년 옛 대전고속버스터미널과 동대전시외버스터미널을 통합해 동구 용전동에 새로 들어선 대전복합터미널 앞은 대전 동부권의 새로운 중심상권으로 부상했다. 복합터미널에 대형마트, 영화관과 대형 서점까지 들어서며 일대가 번창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극심한 교통난과 주차난에 대한 해법은 필요해보인다는 분석이다.
광역 교통망으로는 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후보사업으로 포함된 충청권 광역철도 옥천 연장선이 쟁점이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이 지날 예정으로 있는 오정환승역에서 동구 관내인 대전역을 지나 대전도시철도 1호선과 만나는 신흥환승역, 이후 동구 세천동의 세천역을 지나 충북 옥천까지 연결되는 노선이다.
사전타당성조사에서는 비용 대비 수익 0.94라는 좋은 수치를 보였지만, 실제 추진을 위해서는 철도사업의 특성상 중앙정치권에서 강력한 정치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누가 적임자인지 논란이 불붙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처럼 다양한 지역 현안을 안고 있는 대전 동구에 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 양당은 비교적 일찌감치 '선수'를 확정, 대진표를 완성시켰다. 민주당은 1983년생으로 홍영표 전 원내대표의 정책보좌관을 지낸 장철민 예비후보를 내세웠으며, 통합당은 이 지역구에서 재선을 한 이장우 의원을 단수추천했다.
통합, 이장우 동구에선 28년만의 3선 의원 도전
"즉시 한다, 최선을 다한다, 끝까지 한다는 각오
동구민 위해 지역현안 조기 마무리되도록 최선"
장철민 후보는 서대전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홍영표 민주당 의원의 보좌관과 민주당 원내대표 정책조정실장을 거쳤다.
장 후보는 지난 1월 7일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젊은 나이지만 집권여당의 원내대표 보좌관으로 전체 국가예산과 주요 정책을 조율하는 중책을 수행했다"며 "대부분의 현역 국회의원들보다 입법과 예산, 정책의 과정을 더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구의 발전이 곧 대전의 발전인 정책, 대전의 발전이 곧 대한민국의 발전인 비전과 길을 찾아가겠다"며 "원도심 개발과 동서 격차 해소, 균형발전 정책의 변화, 국가·지방 재정구조의 과감한 개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장우 의원은 대전고등학교와 대전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동구청장을 지낸 뒤 19~20대 총선에서 동구에서 내리 당선된 재선 의원으로, 최고위원과 대변인·원내대변인 등의 당직과 국회직을 역임했다.
만약 이번 21대 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른다면, 대전 동구에서는 1992년 총선에서 3선을 달았던 민자당 남재두 전 의원 이후 28년 만에 '의정활동의 꽃'이라는 3선 의원이 탄생하는 셈이 된다.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출마의 변을 밝혔다. 보도자료에서 이 의원은 "지난 8년간 동구민을 위해 '즉시 한다, 최선을 다한다, 끝까지 한다'라는 각오로 일해왔다"며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깨끗하고 정정당당하게 총선에 임해 지역 현안들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문재인정권 출범 이후 충청은 홀대를 넘어 패싱 수준"이라며 "충청의 이익을 지키고 대변해서, 영·충·호 시대의 충청이 대한민국의 중심축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자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