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우한폐렴 확산에 외식업계도 ‘울상’…매장 손님은 줄고, 배달 업계는 말썽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0.01.30 06:00
수정 2020.01.30 05:45

메르스 사태가 바꾼 외식업계 대응 전략…매장 종업원 마스크 착용 적극 권장

배달원 ‘중국인 밀집지역 거부 요구’에 자영업자 불안감 높아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커피프랜차이즈 매장. 우한폐렴 확산 우려에 따른 종업원들의 마스크 착용을 알리는 안내문.ⓒ데일리안 최승근기자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 국내 확진자가 29일 기준 4명으로 나타나고 감염병 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되면서 외식업계도 사태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당장 직접적인 매출 감소 영향이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장기화 될 경우 2015년 메르스 사태처럼 비상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집 밖을 나서는 소비자들이 줄면서 배달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 주장도 나오지만, 일부 배달앱 배달원들의 경우 중국인 밀집 지역에 배달금지를 요구하고 있어 배달앱과 외식업계 그리고 배달원 간 갈등의 불씨도 커지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가 발병했던 지난 2015년 국내 외식업계 평균 매출액은 직전 연도 대비 약 38% 줄었다. 외식업계는 당시를 IMF 이후 최악의 해로 평가하고 있다.


자영업자 폐업률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대출로 연명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앞서 지난 2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우한 폐렴'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연초부터 경기 반등을 위한 경제 심리 회복이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사태로 심리적인 부분이 (위축될) 가능성이 가장 우려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외식업계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종업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장하고, 개인 위생 관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요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대부분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상권에 위치하는 데다 주문 시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경우가 많아 업계 종사자들의 불안감도 높은 상황이다.


특히 우한폐렴 확진자들의 동선에 위치한 지역의 경우 별도로 매장 소독을 진행하는 등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4번째 확진자가 방문했던 서울 신사동 일대 일부 음식점들은 지난 주말 매장 문을 닫고 매장 소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대면 빈도가 높은 커피 프랜차이즈는 종업원들도 적극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며 감염 예방에 나서는 상황이다. 기존에는 브랜드 이미지 등을 이유로 점주나 본사에서도 착용을 꺼려했지만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인식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 당시에는 브랜드 이미지나 매장 정책에 따라 종업원들의 마스크 착용을 꺼려하는 점포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유도하는 등 가맹점 관리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불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해산물이나 육류 등 신선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음식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커피 등 다른 업종에 비해 식재료 보관이 어려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서다. 가뜩이나 가라앉은 소비심리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침체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배달 의존도 높은데...배달원 요구 거부 어려워


감염에 대한 위험성 때문에 집 밖을 나서는 소비자들이 줄면서 배달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한쪽에서는 배달원들의 중국인 밀집지역 배달거부 사태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의 배민라이더스 지회는 28일 ‘우한 폐렴 관련 협조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사측인 ‘우아한 청년들’에 보냈다.


지회는 공문에서 “우한폐렴이 확산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을 접촉할 수밖에 없는 배달노동자의 특성에 따라 불안감과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우한폐렴 위험이 안정화 될 때까지 안전마스크 지급과 확진자가 발생된 지역 및 중국인 밀집지역 배달금지 또는 위험수당 지급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배달금지 지역 설명 관련해 “향후 정부 차원의 지침이 내려올 경우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배달앱 1위 업체의 배달원들의 이 같은 요구에 업계의 불안감은 더해지는 모양새다. 우한폐렴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배달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만에 하나 배달원들이 파업이라도 할 경우엔 매출이 곤두박질 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같은 우려는 앞서 배달원 노조가 설립될 때부터 제기된 바 있다. 외식업계의 배달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상황이라 배달원들의 요구를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측면에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손님들이 매장을 찾지 않으면 배달 밖에 의존할 곳이 없다”며 “배달 전문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예전처럼 전속 배달원을 두기도 어렵다. 배달원들이 파업이라도 하게 되면 그 피해는 소비자들과 외식업체로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