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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 마음 붙든 '옵트 아웃' 조항이란?

김윤일 기자
입력 2020.01.07 15:40 수정 2020.01.07 16:01

2007년 알렉스 로드리게스 통해 세상에 공개

안치홍도 2년 뒤 구단 잔류 또는 이적 가능

옵트 아웃 조항은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통해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 뉴시스 옵트 아웃 조항은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통해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 뉴시스

롯데 자이언츠가 KBO리그 최초로 ‘옵트 아웃’ 조건으로 FA 안치홍의 마음을 사로 잡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6일 FA 안치홍과 2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14억 2000만 원에 보장 연봉 5억 8000만 원(평균 2억 9000만 원) 등 보장 연봉 20억 원에 플러스 옵션 5억 원이 포함된 조건이다.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옵트 아웃’이다. 옵션 아웃(Option-out)의 약자인 옵트 아웃은 말 그대로 옵션을 실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스포츠 계약에서의 옵트 아웃은 주로 계약 파기의 뜻으로 쓰인다.

옵트 아웃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역시나 2007시즌 이 조건을 발동 시킨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의해서다.

2007시즌 A-로드는 타율 0.314 54홈런 156타점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남겼고 그의 에이전트였던 스캇 보라스는 월드시리즈가 한창 진행 중이던 시점에 옵트 아웃 조항을 발동시켜 미국 아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A-로드의 옵트 아웃 발동에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먼저 A-로드는 2001년,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액수였던 10년간 2억 5200만 달러의 초대형 FA 계약을 따낸 바 있다.

이때 스캇 보라스는 계약 7년 차가 끝나는 2007시즌 후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는 ‘옵트 아웃’ 조항을 삽입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문제는 A-로드의 소속팀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A-로드는 2004년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고, 텍사스가 잔여 연봉을 보조해준다는 조건을 걸려있었다. 따라서 양키스 입장에서는 새로 계약을 맺을 경우 연봉 보조를 받을 수 없어 화가 단단히 날 수밖에 없었고, 급기야 보라스가 10년 3억 5000만 달러의 터무니없는 조건을 주장하며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이적 가능성이 줄어들고 입지가 모호해진 A-로드는 스캇 보라스를 곧바로 해고 조치했고, 자신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아 10년간 2억 7500만 달러에 합의하며 잔류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옵트 아웃’이 세간에 알려지게 됐고 지금은 특급 선수 대부분이 이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하는 추세다.

안치홍의 경우 선수와 구단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조건이다.

만약 보장 계약 기간(2년)이 지난 뒤 롯데가 안치홍과 2년 더 함께 한다고 결정하면 2년 31억 원의 추가 계약이 자동 발동된다. 반면, 선수를 붙들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1억 원의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고 방출 시키면 된다.

안치홍에게도 선택권이 있다. 안치홍이 2년간 특급 활약을 펼쳐 몸값을 다시 끌어올린다면, 보상금 또는 보상 금액 없이 타 구단에 입단할 수 있는 자유계약 권리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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