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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인터뷰] 이상엽 현대차 전무 "車 아닌 생활공간 디자인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입력 2020.01.07 09:30 수정 2020.10.07 19:03

PBV간 결합 통해 푸드코트, 종합병원 등 다양한 역할

PBV간 결합 통해 푸드코트, 종합병원 등 다양한 역할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이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이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PBV는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수단이 아니고, 새로운 형태의 개인 모빌리티다. 현재 우리가 아는 자동차가 소유의 개념이자, 운전을 통해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이라면 기술적 진화로 무인자동차가 될 경우 자동차 내부가 운전자의 공간이라기보다는 생활공간으로 바뀐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은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전략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의 한 축인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과 그 구성 요소들은 아직 실체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기존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기에 시각적인 제시가 중요하다. 이상엽 전무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이라는 개념을 시각화시킨 디자이너다.


이번 CES 2020 개막에 앞서 공개된 PBV 콘셉트는 전통적인 자동차의 틀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운전자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마땅히 있어야 할 창문도 없고, 탑승객이 드나들 도어는 어디 숨겼는지 찾기 힘들다. 얼핏 보면 여행용 캐리어에 바퀴를 옆에 달아놓은 것 같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의 케이블카에서 영감을 얻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교통이 혼잡한 도시다. 집값이 비싸고 주거 이슈 등 각종 도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었다.”


PBV 콘셉트의 낯선 디자인에 대한 이 전무의 설명이다. 그는 “PBV의 최고 속도는 시속 50km 미만이다. 형태 자체도 그렇고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고,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PBV는 굳이 빠를 필요가 없으니 공기역학적인 고민이 필요 없고,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니 운전자를 위한 창문도 필요 없으며, 생활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다 보니 그런 디자인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PBV 콘셉트. ⓒ현대자동차 PBV 콘셉트. ⓒ현대자동차


PBV의 용도가 개인용 모빌리티, 그리고 단일 개체에 한정된다면 ‘신개념 모빌리티’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붙을 이유가 없다. PBV의 핵심은 확장성과 결합성이다.


이 전무는 “PBV는 새로운 개념의 모빌리티 솔루션이기 때문에 운송 수단이 될 수도 있지만, 개인 사무실, 혹은 집, 샌드위치 가게도 될 수 있고, 카페 등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런 각각의 목적성을 지닌 모빌리티들이 허브라는 공간에 도킹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라면집, 카페, 빵가게의 목적성을 지닌 PBV가 허브에 도킹되면 푸드코트가 되고, 치과, 내과 등이 도킹되면 종합병원이 되며, 생활공간 시설들이 결합하면 에어비앤비(숙박공유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이 전무의 설명이다.


이 전무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의 다른 요소인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 및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와 PBV의 연계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이 세 개념들이 함께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도시 전체 모빌리티를 심리스하게, 깨끗하게 연결해주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Hub 자체가 쇼핑몰로 구성되면, Hub라는 공간을 쇼핑몰로 밖에 사용하지 못하지만, 공간 자체를 공유하는 시대에 PBV의 다양한 조합을 통해 Hub라는 공간이 다양한 형태를 갖추고 유연한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PBV의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견해를 내놨다. 그는 “상용화 시점은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고, 비전을 제시한 것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면서 “이를 위한 제작 방식, 제공 서비스 방식 등 모든 플랫폼을 고민해야 하고, 이 플랫폼 안에는 도시의 법규 등 모든 것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준비하는 과정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과정을 현대차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좋은 파트너와 협업을 통해 궁극적인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다른 파트너들의 참여 가능성을 암시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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