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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일가 '황제 수사'…잦아들지 않는 논란

정도원 기자
입력 2019.11.18 03:00
수정 2019.11.17 22:48

조국 '진술거부권', "법꾸라지" 비판 자초

공모 혐의 정경심, 검찰 조사 전후로 면회

동생은 구속되고도 건강 탓…구속기간 연장

조국 '진술거부권', "법꾸라지" 비판 자초
공모 혐의 정경심, 검찰 조사 전후로 면회
동생은 구속되고도 건강 탓…구속기간 연장


조국 전 법무장관(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의 '황제 수사'와 관련한 논란이 정치권에서 계속되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명연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최근 논평에서 "활발히 키보드를 두드리며 기회가 될 때마다 '수사협조'를 말했던 조국이 갑자기 '침묵시위'를 시작했다"며 "언제까지 법을 제것처럼 희롱하는 '법꾸라지'의 만행을 두고봐야 하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대변인의 논평은 수능일인 지난 14일 검찰에 비밀통로로 출두해 8시간 동안 묵비권을 행사하며 검사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행태를 겨냥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형사소송법 교수가 자신이 배운 지식을 이용해 자신을 보호할 수는 있다. 진술거부권도 헌법이 보장하는 피의자의 권리"라면서도 "일반인도 아닌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였던 조국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각종 현안마다 앞장서 손가락질하고 비난하며 '순백의 지식인'을 자처하던 그가 자기 문제에 대해서만은 한없이 관대하니 그 뻔뻔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며 "어쩌다 우리는 이런 함량 미달의 사람이 장관을 하는 나라에 살게 된 것이냐"라고 개탄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전 장관은 지난 2017년 '검찰은 '모른다'와 '아니다'로 일관한 피의자 박근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주장한 장본인"이라며 "조 전 장관은 법무부장관의 명예에 더 이상 먹칠을 하지 말고,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라"고 당부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구속·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같은 정치권의 비판은 조 전 장관이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조사를 받기 전날에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면회한데 이어, 조사를 받은 다음날에도 또다시 구치소를 찾아 면회했다.

조 전 장관과 배우자 정 교수는 불법사모펀드 투자, 자녀 입시 비리, 증거인멸 의혹 등을 공모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함께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 수사를 전후해 계속해서 공모 혐의자들끼리 면회를 거듭하는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때에는 최 씨와 딸 정유라 씨의 접견을 금지했다. 그럼에도 조 전 장관은 가족이라는 이유로 정 교수와 수시로 면회를 하고 있다. 이날 조 전 장관은 면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따라붙는 기자들에게는 손사래를 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 전 장관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특혜 수사'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동생 조모 씨(구속·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배우자 정 교수도 구속 전에 '비밀통로'를 이용해 조사실로 드나들면서도 수시로 "건강이 좋지 않다"며 조사를 임의로 중단하고 귀가했다.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 씨는 구속된 뒤에도 여섯 차례의 소환 중 세 차례만 출석했으며, 그나마도 건강이 좋지 않다며 중단을 요청했다. 조 씨는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검찰은 조 씨의 구속기간을 연장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이 일단 검찰에 출석은 한 뒤,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석동현 변호사는 "뻔한 내용을 모두 다 '모른다''아니다' 식으로 거짓말을 하려니 한계도 있고 답변도 궁해 모든 질문에 진술을 거부한 것"이라며 "그래도 8시간 동안 일일이 질문하게 한 것은 검찰이 자신에게 무엇을 문제삼는지 파악하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석동현 변호사는 "즉, 검찰의 패를 읽어보겠다는 것"이라면서도 "검찰이 패를 다 보여주겠느냐"라고 조 전 장관의 '조사 전술'이 통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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