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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2015? 늪에 빠진 벤투호, 어떻게 봐야 하나

김평호 기자
입력 2019.01.12 12:01 수정 2019.01.13 07:48

약체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 상대로 진땀승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 도전 ‘빨간불’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11일 오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알아인 하자 빈 자예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UAE 조별 라운드 C조 2차전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11일 오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알아인 하자 빈 자예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UAE 조별 라운드 C조 2차전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4년 전 슈틸리케호에 이어 벤투호도 늪에 빠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필리핀전 승리에 이어 2연승을 내달렸지만 중국에 골득실에서 밀려 조 2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오는 16일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조 1위로 16강에 오르게 됐다.

이날 한국은 약체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

벤투 감독은 ‘빌드업’을 중요시하는 사령탑이지만 이날 선수들이 보여준 패싱력과 집중력은 아쉬움이 남았다. 과연 지난해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칠레를 상대로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인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한국은 전반전에만 7 대 3의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고도 효율적인 공격이 이뤄지지 못했다. 원인은 간단했다. 불필요한 패스 미스가 잦았기 때문이다.

수비 라인에서 공을 돌리다 허무한 패스로 상대에 볼 소유권을 내주는가하면 공격으로 전환하는 패스도 부정확해 수차례 템포가 끊겼다.

하지만 키르기스스탄 역시 한국과 똑같이 패스 미스를 남발하며 두 나라가 모두 본의 아니게 ‘늪 축구’를 시전했다.

공교롭게도 현재 벤투호의 행보는 4년 전 슈틸리케호와 묘하게 닮았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우려를 자아냈지만 세 경기에서 모두 1-0 승리를 거두며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어 조금씩 경기력을 끌어 올리며 결승까지 진출해 준우승이라는 작지 않은 성과를 이뤘다.

4년 전 슈틸리케호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대표팀. ⓒ 데일리안DB 4년 전 슈틸리케호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대표팀. ⓒ 데일리안DB

벤투호 역시 현재까지 조별리그 2경기서 모두 1-0 승리를 거두며 슈틸리케호의 발자취를 따르고 있다. 비록 2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이 다소 답답하긴 하나 4년 전과 마찬가지로 경기력이 현재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릴 수 있다. 여기에 수비진이 아직까지 실점을 내주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우려도 따르기 마련이다. 꾸역꾸역 승리를 거두며 결승까지 가긴 했으나 알다시피 슈틸리케 감독의 결말은 좋지 못했다.

예전보다 아시아 팀들의 수준이 평준화 됐다고는 하지만 한국은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바라보는 팀이다.

컨디션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피파랭킹 116위 필리핀과 91위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팀의 미래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물론 팀의 성공 여부를 논하기에는 아직 벤투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조별리그를 통해 나타난 모습이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팀의 경기력이라 보기에는 민망한 것도 사실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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