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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위의 전쟁'…원내대표 향하는 '레드카펫' 될까

정도원 기자
입력 2018.10.16 04:00
수정 2018.10.16 08:24

한국당, 對정부 공세 위한 특위 잇달아 발족

원내대표 경선 잠재후보군 위원장 맡아 '눈길'

공세 역량 발휘하면 동료의원 여론 움직일 수도

한국당, 對정부 공세 위한 특위 잇달아 발족
원내대표 경선 잠재후보군 위원장 맡아 '눈길'


자유한국당의 잠재적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역량 있는 3~4선 중진의원들이 최근 당의 특위를 잇달아 맡아 향후 활약이 기대된다. 사진 왼쪽부터 유기준 북한석탄대책특위, 조경태 가짜일자리대책특위, 강석호 재앙적탈원전대책특위, 김영우 남북군사합의검증특위 위원장. ⓒ데일리안

112석 제1야당의 새 원내사령탑을 뽑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잠재적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의원들이 각자 당의 특위를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이 맡은 특위는 대정부·대여 공세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어, 특위 운영 성과를 동료 의원들에게 어필하게 되면 12월 원내대표 경선의 표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과 남북군사합의 검증, 재앙적 탈원전 정책에 이어 전날 가짜일자리 대책까지 각종 현안을 맡는 특위를 잇달아 발족하고 있다.

하나같이 주요 대(對)정부 현안이다.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은 유엔안보리의 국제제재로 '대북 퍼주기'가 뜻처럼 되지 않아 초조한 현 정부의 목덜미를 붙들고 있다는 지적이며, 남북군사합의 검증은 노무현정권 때부터 현 집권세력의 아킬레스건인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을 정조준하고 있다.

북한 석탄과 군사합의 검증이 보수 지지층의 마음을 움직이는 전통적 안보 이슈라면, 재앙적 탈원전과 가짜일자리 대책은 중도보수층에 와닿는 민생경제 이슈다.

재앙적 탈원전 특위는 원전 부지 주민들의 절규로부터 '전기세 폭탄'에 따른 일반 국민 피해,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비위 의혹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담당하며, 가짜일자리대책특위는 국가통계를 호도하며 질낮은 '단기 알바'를 양산하는데 낭비되는 혈세 문제 등이 핵심이다.

공교롭게도 특위를 맡은 의원들은 12월 원내대표 경선의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북한석탄대책특위 위원장인 4선의 유기준 의원과 재앙적 탈원전 특위 공동위원장 중 최다선인 3선 강석호 의원은 출마가 거의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미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가짜일자리대책특위를 맡은 4선의 조경태 의원과 남북군사합의검증특위의 3선 김영우 의원도 출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4선의 유기준·조경태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 때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다가 후보단일화 앞에서 뜻을 접었다. 유기준 의원은 홍문종 의원에게 '아름다운 양보'를 했으며, 조경태 의원은 나경원 의원의 중재 하에 이주영·한선교 의원과 여론조사 단일화에 참여했다. '이번에야말로'라는 생각이 내심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유기준·강석호에 조경태·김영우 특위 맡아
공세 역량 발휘하면 동료의원 여론 움직일 수도


유기준 자유한국당 북한석탄대책특위 위원장이 지난 8월 30일 국회에서 연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대책특위 위원인 추경호 의원, 이철규 의원, 유기준 특위 위원장, 김진태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가장 먼저 특위를 맡았던 유기준 의원은 광폭 행보를 펼쳤다. 해상법(海商法) 전문 변호사라는 경력을 살려 북한석탄대책특위를 이끌었다. 수 차례의 특위 회의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청와대와 관세청, 경찰을 넘나드는 의혹을 폭로했다. 현 정부가 국제 제재망을 우회하는 '퍼주기'를 엄두도 낼 수 없도록 봉쇄하는 성과를 거두며 원내대표 유력 후보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또 한 명의 유력 후보인 강석호 의원도 재앙적 탈원전 특위가 확대개편되자마자 현장으로 향했다. 지난 5일 경북 울진군 신한울 원전 3·4호기 공사 중단 현장을 시찰한 뒤, 현지 주민들의 애환을 듣는 간담회를 가졌다. 정보위원장·외통위원장을 맡으며 섭렵한 외교·안보 경력에 민생 전문가 이미지를 더하는 모양새다.

조경태 의원은 친박·비박이니 잔류파·복당파니 하는 당내 계파로부터 자유롭다. 민주당 출신이라 원내사령탑으로서 마주앉을 친문 세력이 쓸지도 모르는 각종 '꼼수'에도 훤하다. 이 때문에 몇몇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당이 확 바뀌었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원내대표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때맞춰 맡게 된 가짜일자리대책특위 활동과 관련해 의욕이 매우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지만 당장 오는 18일 첫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조경태 의원실 관계자는 "14일 특위 출범이 성토에 무게를 두는 자리였다면, 18일 세미나는 제1야당으로서 정책적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우 의원은 일단 비박계 내에서의 '교통정리'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방위원장을 역임한 3선 의원인 만큼 언제든 원내대표를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언론인 출신으로 메시지에 강점이 있는 김 의원은 최근 적극적 활동을 통해 언론 노출을 늘려가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남북군사합의와 관련한 인터뷰를 하면서 "이종명·백승주 의원과 신원식 전 합참차장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나도 기회가 닿는대로 계속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대정부 현안을 원내대표 잠재 후보군인 의원들이 하나씩 맡음에 따라,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 원내사령탑으로서의 역량을 미리 검증받는 무대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야당 원내대표는 적절한 대정부 공세포인트를 캐치해서 호소력 있는 메시지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원내대표를 맡을만한 중진의원들이 특위 활동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미리 발휘하는 장이 마련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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