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잘해' 김연아·이승우 울린 ISU·FIFA
입력 2015.02.09 14:13
수정 2015.02.09 14:20
국제빙상연맹과 국제축구협회 모두 걸림돌 돼
불필요한 룰 변경과 월권으로 천재 비상 방해
FIFA의 월권으로 이승우가 경기에 나설 수 없다면 세계축구사의 손실이다. ⓒ 연합뉴스
김연아(24)는 피겨 역사 100년 만에 등장한 '토털패키지'다.
기술과 안무가 조화를 이뤄 영감을 준 ‘피겨 거장’으로 평가받았다. 김연아는 2000년대 중반 혜성처럼 등장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전통의 강국’ 일본 선수들과 싸워 연전연승했다.
하지만 국제빙상연맹(ISU)은 김연아 독주에 제동을 걸기 바빴다. 불리한 룰을 만들고 가산점까지 짜게 줬다. “너무 잘해서 핸디캡을 준다”는 뒷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럼에도 김연아의 질주를 멈추지 못했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총점 228.56점이 전광판에 찍히자 외신은 “당연하다. 김연아라면 저 점수도 낮다. 통합 점수는 피겨 룰이 바뀌지 않는 이상 절대 깰 수 없다”고 단언했다.
김연아의 불같은 기세는 밴쿠버에서 끝나지 않았다. 2013 세계선수권에서 레미제라블 여주인공이 돼 열연을 펼쳤다. 전광판엔 다시 한 번 경이적인 숫자 218.31이 찍혔다. 밴쿠버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자연스럽게 올림픽 2연패가 현실로 다가왔다. 유럽 도박사들은 소치올림픽서 김연아 2연패 배당률을 ‘1.1’로 매겼다. 그러나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올림픽 조 추점에 결장한 리프니츠카야 대신 대기표를 뽑아줬던 소트니코바가 깜짝 금메달을 수확했다.
홈 어드밴티지를 넘어선 몰아주기에 김연아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100년 만에 탄생한 피겨 거장은 걸맞은 대우도 받지 못한 채 은퇴했다.
세기의 천재 이승우, FIFA가 가로막다
변방에서 세기의 천재 이승우(17·바르셀로나 후베닐 A)가 태어났다. 그러나 이승우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권 앞에 무릎 꿇었다.
FIFA는 바르셀로나에 ‘18세 미만 영입 규정 위반’ 징계를 내렸다. 이로 인해 이승우, 백승호, 장결희 등 유망주들은 당분간 리그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FIFA는 18세 미만 외국 선수의 경우, 부모들도 현지에서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규정을 들었다.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탈선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이 FIFA 주장이다.
자녀를 바르셀로나 구단에 맡긴 부모들은 황당함을 넘어 분개하고 있다. 부모들은 “미성년자들이 구단 측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 머물고 있다”며 “부모와 조율 속 철저한 관리 하에 생활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FIFA는 귀 닫은 채 이승우의 출전을 가로막고 있다.
FIFA의 논리는 모순에 가깝다.
이른바 '미국 지식인'으로 통하는 타일러 라쉬(26·서울대 석사과정)는 최근 방송에서 “담배 피우는 학생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질문을 받고 “미국에선 어른이라도 참견할 권리가 없다. ‘양육권’은 그 학생의 부모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축구에 대입한다면 FIFA는 월권 단체다. FIFA는 축구 유망주의 보호자도 아니면서 보호자처럼 행동한다.
FIFA의 월권으로 이승우가 경기에 나설 수 없다면 세계축구사의 손실이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 ‘마르카’도 이승우를 리오넬 메시 후계자로 대서특필했다. 또 레알 마드리드, 첼시가 이승우를 노린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이승우는 '레전드' 김연아의 길을 걷고 있다. 김연아는 12세 때 이미 3회전 점프(러츠·플립·토룹·룹·살코)를 마스터했다. 여기에 본능적 리듬감을 더했다. 김연아의 연기는 남다르다. 보는 이들에게 영감을 준다.
‘죽음의 무도’에서 망자의 영혼을 깨운 신들린 춤사위,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아 올린 점프는 전율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외신은 “장인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극찬했다.
이승우도 16살 때 ‘축구’를 깨우쳤다. 구면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 또 골키퍼와 수비수 움직임까지 파악한다. 중심을 무너뜨리고 수비수 발의 각도까지 계산해 넣는다. 100분의 1초 차이로 골 결정력을 가르는 축구에서 볼을 제어하는 모습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그야말로 '축구 거장'이란 표현이 아깝지 않다.
이승우와 김연아의 경이적인 창조성과 운동력은 평범한 인간의 재능으론 불가능하다. 타고난 고차원 DNA와 그에 뒤따른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다.
그러나 국제피겨연맹(ISU)은 현역시절 김연아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소위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을 실천하기는커녕 찬밥 대우하기 바빴다. 김연아 은퇴는 세계 피겨사의 손실이다. 올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은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
엘리자베타 뚝따미쉐바(19·러시아)가 203.58점으로 정상에 등극했지만 복수의 외신이 ‘단신’ 처리했다. 김연아에 견줄만한 인재가 없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이승우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있다. 이승우는 자신의 영감을 세계에 나눠주기도 전에 FIFA의 월권에 가로막혔다. ‘(축구발전 막는)적은 내부에 있다. FIFA는 계산적이다’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