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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빠빠' 손연재 키즈, 그리고 이른 아듀 2014

임재훈 객원 칼럼니스트
입력 2014.10.23 14:10
수정 2014.10.23 14:15

AG 통해 달아오른 ‘리듬체조’ 열기..설레는 손연재 키즈

전국체전 불참, 관심 끌어올릴 기회 상실 아쉬움

손연재는 올해 선수로서 목표한 바를 모두 이뤘다. ⓒ 데일리안 이상우 객원기자

‘아시아 리듬체조 퀸’ 손연재(20·연세대)가 자신이 주인공으로 나선 리듬체조 갈라쇼 출연을 끝으로 올해 공식적인 일정을 모두 마쳤다.

손연재는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킨텍스에서 열린 리듬체조 갈라쇼 ‘LG 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4’를 통해 세계 정상급 선수로서 기량을 선보였고, 그동안 대중들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팔색조 같은 매력도 뿜었다.

갈라쇼에서 손연재는 올 시즌 자신이 연기했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를 시연해 보이는가 하면, 부채를 수구 삼아 멋진 갈라 프로그램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또 발레리나로 변신해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 속 주인공이 돼 남성 발레리노와 멋진 듀엣 발레 연기를 펼치기도 했고, 핫팬츠에 스냅백을 머리에 쓰고 무대를 뛰어 다니며 클럽 DJ와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갈라쇼에는 손연재의 절친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라 피스쿠페스쿠(루마니아)와 2012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다리아 드미트리예바(러시아)를 비롯해 스페인, 이탈리아 그룹 팀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앞세운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쳐 보였다.

이와 함께 이날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순서는 1부와 2부에 각각 한 차례씩 펼쳐진 어린 리듬체조 꿈나무 선수들의 무대였다.

1부에서는 ‘김지희 어린이 체조단’이 ‘Klounskaya’에 맞춰 단체 연기를 펼쳤고, 2부에서는 ‘강권이의 리듬 앤 칠드런’ 팀이 크레용팝의 ‘빠빠빠’, 씨스타의 ‘터치 마이 바디’ 등 K-팝 음악에 맞춰 단체 연기를 펼쳐 보였다.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어린 리듬체조 선수들이 그룹을 형성해 각자 가진 놀라운 유연성과 기술을 바탕으로 때로는 앙증맞게, 또 때로는 선수다운 멋진 연기를 펼쳐 보일 때마다 4000여 관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관중들이 이들 어린 리듬체조 선수들에게 보낸 박수갈채는 이들 ‘손연재 키즈’ 세대 선수들이 몇 년 후 한국 리듬체조를 이끌면서 신수지, 손연재의 계보를 잇는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으로 성장하길 기대하는 격려의 의미였다.

이날 공연장에는 단체 갈라 연기를 펼친 어린 선수들 외에도 ‘포스트 손연재’를 꿈꾸는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자리에 앉아 친구 또래 선수들의 연기를 지켜봤다.

지난해 리듬체조 갈라쇼에도 많은 어린이 팬들이 공연장을 찾았지만 손연재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직후 열린 이번 갈라쇼에는 어린이 팬들의 관심과 열기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욱 더 뜨거워져 있었다.

이번 갈라쇼를 관람한 어린이 팬들 가운데 얼마 후 체육관에서 리듬체조 선수로서 첫 발을 내딛는 선수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고, 그 가운데서 한국 리듬체조를 대표하는 선수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직 세계 리듬체조의 변방이랄 수 있는 한국에서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매우 특별한 형태의 리듬체조 갈라쇼가 공연되는 것은 분명 국내 리듬체조 저변확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손연재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손연재가 이달 말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불참의사를 밝힌 대목은 아쉬움이 남는다.

손연재 측은 최근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등으로 쉼 없이 달려왔다"며 "체력적인 부담도 컸고 발목 상태도 좋지 않다. 전국체전 나선다 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것 같다"며 전국체전 불참 의사와 함께 전국체전 개최지 제주도의 도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월드컵 개인종합 금메달 포함 월드컵 11회 연속 메달 획득,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4위, 그리고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선수로서 올해 세운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그만큼 현재 리듬체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이다. 손연재 측의 결정에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이번 전국체전이 아직 리듬체조가 생소한 대중들에게 리듬체조를 친숙한 스포츠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리듬체조에 도전하는 어린 선수들을 더욱 더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를 손연재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손연재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향해 엄청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내하며 쉼 없이 달려온 손연재의 입장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정상적이지 않은 몸 상태로 대회에 출전했다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2016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야 하는 내년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베스트 컨디션이 아닌 손연재에게 전국체전에서 세계 정상급의 점수인 18점대 점수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순위나 점수에 상관없이 손연재의 모습과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번 전국체전은 흥행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고, 리듬체조에 대한 관심을 더욱 더 크게 이끌어낼 수 있다.

손연재는 개인으로서 한 명의 선수이기도 하지만 대한체육회와 대한체조협회의 지원을 받는 리듬체조 국가대표팀의 일원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체육행사인 전국체전 불참 결정이 못내 아쉬운 이유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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