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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 ML 연착륙…류현진 파급 수위는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2.05.03 09:23
수정

일본 특급들의 성공, 메이저도 큰 관심

류현진, 체력과 구종의 다양화가 변수

다르빗슈의 빅리그 연착륙은 류현진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 최고의 투수로 불리는 다르빗슈 유(26·텍사스 레인저스)가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는 분위기다.

다르빗슈는 데뷔전에서 5.2이닝 5실점을 하고도 타선의 도움으로 머쓱한 첫 승을 따냈지만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특히 경기를 거듭할수록 구속의 증가와 함께 특유의 소화 이닝, 탈삼진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의 기록은 5경기에 나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18로 일본 시절 때처럼 특급 수준이다.

다르빗슈의 성공적인 적응은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류현진(25·한화)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시스템(우선협상권을 주기 위해 공개입찰 제도) 자격을 얻을 수 있는 7시즌을 채우게 된다. FA까지는 2년이 모자라지만 구단 동의하에 해외로 진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류현진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일본이 아닌 미국으로 가고 싶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곳 아닌가. 힘이 있을 때 그들과 겨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만약 한화가 통 큰 결정을 내릴 경우, 관심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바로 포스팅 시스템 금액과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이 그것이다. 따라서 앞서 진출한 다르빗슈의 행보는 류현진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① 포스팅 시스템 금액 얼마?

텍사스는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 사상 최고액인 5170만 3411달러(약 600억원)를 써내며 다르빗슈와의 단독 교섭권을 따냈다. 이는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기록한 5111만1111달러11센트를 넘어선 역대 최고액이다.

다르빗슈는 몸값에서도 만족할만한 계약을 이끌어냈다. 당초 5년간 7500만 달러를 원했지만 한 발 물러서 6년간 600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텍사스는 다르빗슈에게 특급 FA 몸값과 맞먹는 총 1억 1170만 달러의 거액을 투자했다. 이는 메이저리그가 그만큼 일본 프로야구를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류현진은 포스팅 금액을 얼마나 받아낼 수 있을까.

지금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 공개 입찰에 뛰어든 선수는 모두 4명이다. 지난 1998년 보스턴은 이상훈을 받는 조건으로 LG에 2년간 임대료 250만달러, 연봉 250만달러를 제시했다. 이를 계기로 메이저리그에 포스팅 시스템이 도입됐다. 그런데 정작 포스팅시스템이 실시되자 최고액은 보스턴의 60만 달러에 불과했다. 실망한 LG와 이상훈은 일본으로 방향을 틀었다.

2001년과 2002년에는 두산의 특급 마무리 진필중이 두 차례나 나섰지만, 첫해 입찰 구단은 아예 없었고 이듬해에는 2만5000달러의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2002년 임창용 역시 65만 달러에 그쳐 미국 진출의 꿈을 접었다. 유일한 성공사례는 2009년 세인트루이스로부터 제시받은 최향남의 101달러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의 선전으로 한국 야구의 위상은 일본과 필적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각 구단들도 류현진과 윤석민 등 한국의 특급 선수들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스카우트를 파견하고 있다.

물론 한국과 일본 리그의 수준 차,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류현진이 다르빗슈의 포스팅 금액을 넘어설 리 만무하다. 따라서 최소한 다르빗슈의 1/10만 받아내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는 류현진의 자존심에도 크게 상처될 액수가 아니다. 그리고 약 56억원은 한화가 A급 FA 2명 정도를 영입할 수 있는 큰 금액으로 친정팀에도 선물 보따리를 안길 수 있다.

류현진-다르빗슈 유의 지난해까지 통산 성적.

② 류현진의 성공 가능성은?

류현진의 장점은 제구력과 결정구인 써클 체인지업의 위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게다가 긴 이닝 소화가 가능하고 시속 150km 직구의 좌완 선발이라는 매력은 빅리그 스카우트들에게도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체력과 부상 발생 가능성이다. 류현진은 데뷔 후 줄곧 6일 간격을 두며 선발로 나섰다. 즉 6인 로테이션 시스템에 몸이 길들여져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잔부상이 겹친 최근에는 7일 간격으로 등판하는 횟수도 늘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5인 선발 로테이션이 보편화돼있어 류현진의 체력이 얼마나 버텨줄지 미지수다. 다르빗슈 역시 일본에서의 등판간격이 6일이었고, 이 부분이 그의 성공가능성을 가늠할 주요 척도가 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별 문제없지만 메이저리그는 한국과 일본에 비해 경기 수도 많고, 이동거리도 훨씬 길다.

시즌을 통째로 날린 적은 없지만 최근 몇 년간 잔부상이 많았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오프시즌 기간, 대표팀에 합류하고 난 이듬해에는 성적하락이 꼭 찾아왔는데 이는 그의 체력과 맞물려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데뷔 첫해였던 2006년 이후 매년 승수는 줄어만 들었고 평균자책점은 조금씩 올랐다. 대표팀 호출이 없었던 2010년 커리어하이를 찍는가 싶더니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소화한 지난 시즌은 아예 규정이닝도 넘기지 못했다. 하필이면 해외진출이 가능한 내년시즌은 제3회 WBC가 열리는 해이기도 하다.

또한 구종의 다양화에도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다르빗슈는 메이저리그에서 조차 놀랄 정도로 수많은 변화구를 보유하고 있다. 시속 150km 중반 대 묵직한 직구를 시작으로 두 가지 궤적의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원심패스트볼, 커터, 스플리터 등은 일본에서도 평균 이상의 평가를 받은 구질들이다. 2007년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봉인시킨 싱커까지 포함하면 놀라운 습득능력을 자랑한다.

반면, 류현진은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의 투-피치(Two-Pitch) 투수다. 슬라이더, 커브를 종종 섞어 던지긴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타자의 허를 찌르기 위한 구질로 사용되어 왔다. 구속과 구위로 압박할 수 없다면 단조로운 구질의 선발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이는 류현진도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올 시즌 류현진은 슬라이더의 비중을 크게 늘려 체인지업과 비슷한 구사율을 보이고 있다. 덕분에 타자들의 혼란은 가중됐고, 체인지업보다 슬라이더를 더 많이 던진 지난달 13일 SK전에서는 8이닝 무실점 13탈삼진으로 크게 재미를 봤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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