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풀스윙’ 17안타 풍요 속 김재환의 무안타 빈곤
입력 2026.04.04 11:32
수정 2026.04.04 12:01
롯데전 팀 타선 폭발, 김재환은 5타수 무안타
장타 의식한 풀스윙 고집, 타격 리듬 무너져
지나친 풀스윙을 고집하는 김재환. ⓒ SSG 랜더스
SSG 랜더스 타선이 폭발했음에도 웃지 못한 선수가 있었다. 이적 후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김재환이다.
SSG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장단 18안타 17득점을 몰아치며 17-2 대승을 거뒀다. 7회를 제외한 모든 이닝에서 점수를 올리는, 그야말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에레디아와 고명준, 최지훈이 나란히 홈런을 기록했고, 최정 또한 2개의 2루타로 타선 폭발에 힘을 보탰으나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봐야만 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4번 타자로 출장한 김재환이다.
이날 김재환의 기록은 5타수 무안타 1득점. 3회 볼넷으로 출루해 홈을 밟은 것을 제외하면 대량 득점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내용도 좋지 않다. 김재환의 스윙은 지나치게 크고 무거웠다. 이른바 ‘홈런 스윙’에 집착하는 모습이다. 타격 포인트는 앞쪽에 형성됐고, 배트는 끝까지 돌아가지만 공을 맞히기 위한 조정 능력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변화구에는 타이밍이 무너지고 직구에도 대응이 늦고 있다.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김재환은 고향팀 인천으로의 이적을 결심했다. 드넓은 잠실구장보다는 타자 친화 구장인 문학에서 뛰는 게 아무래도 홈런 등 장타 생산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적생 신분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떠안은 듯, 시즌 초반 김재환은 공을 맞추는 것 조차 어려워하는 모습이다.
전성기 시절 김재환은 켄 그리피 주니어를 연상케 하는 부드럽고 간결한 스윙으로 많은 홈런을 생산하는 타자였다. 그러나 지금의 타격폼은 그때와 아주 많이 다르다.
김재환은 장타를 의식한 나머지 스윙 리듬을 잃은 모습이다. ⓒ SSG 랜더스
올 시즌 김재환의 성적은 타율 0.043 1홈런 4타점에 불과하다. 방망이에 공을 맞히지 못하고, 결과를 한 번에 해결하려는 조급함이 묻어난다. 공을 오래 보지 못하고, 타이밍을 스스로 앞당기는 악순환이다.
물론 더그아웃에서는 여전히 김재환에게 시간을 주고 있으며 신뢰하는 모습이다. SSG 이숭용 감독은 지난 1일 키움전에서 김재환이 3점 홈런을 터뜨리자 “선수보다 내가 더 홈런을 바랐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믿음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지금의 김재환은 욕심을 줄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3일 롯데전에서 보여준 김재환의 타격은 장타에 대한 강박 그 자체였다. 변화구에 배트가 헛도는 장면은 차치하더라도, 충분히 간결한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공마저 큰 스윙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재환이 지금처럼 장타만을 노린다면, SSG처럼 상·하위 타선이 고르게 살아 있는 흐름에서 오히려 ‘단절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장타는 정확한 타이밍과 몸의 중심이 버텨주고 있을 때 나오는 결과물이다. 타격 리듬을 되찾기 위해 과한 것을 줄일 줄 아는 결심이 필요한 김재환의 현주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