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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수요 느는데…수도권 ‘전기길’ 1년 중 60% 막혔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10.06 14:41
수정 2026.10.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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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시간대 송전망 한계 도달 비율 92%

주요 송·변전 사업 54개 중 20개 차질

LMP 도입…지방 발전사 수익성 악화 우려

송전탑 ⓒ게티이미지뱅크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 ‘전기길’(송전망)이 1년 중 60% 가량 혼잡 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가 도매가격제(LMP) 도입을 추진하면서 송전망 부족에 따른 부담을 지방 발전사에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전력의 발전이력 정보와 전력거래소의 전력 수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2년간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 7개 주요 송전망에서 과부하(송전혼잡)가 발생한 시간은 연평균 5256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8760시간) 중 60%에 해당한다. 연도별로는 2024년 5751시간, 지난해 4864시간을 기록했다.


송전혼잡은 선로의 전력 수송 한계 등으로 필요한 만큼 전기를 보내기 어려운 상태를 뜻한다. 전력 업계에서는 해당 7개 송전망의 최대 전력 한도인 18GW(기가와트) 가운데 14GW를 넘어서는 경우를 혼잡 상태로 본다. 지방에 발전 설비가 있어도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 길이 막혀 필요한 만큼 공급하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송전혼잡 발생시간 ⓒ나경원 의원실

전력 생산이 집중되는 낮 시간대에는 제약이 더욱 두드러졌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송전망이 한계에 도달한 비율은 2024년 94.2%, 지난해 92.0%에 달했다. 지방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낮 시간대 대부분 제약이 발생한 셈이다.


문제는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할 송전망 건설마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전에 따르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주요 송·변전 설비 사업 54개 중 약 37%인 20개가 주민 반대와 인허가 지연 등으로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가 연내 도입을 추진하는 LMP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LMP는 전기가 남는 지방과 전력 수요가 몰린 수도권의 도매가격을 다르게 매기는 제도다.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 송전망이 부족하면 지방 발전소의 전력 판매 가격은 낮아지고,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지역 간 가격 차이를 통해 기업의 지방 이전과 전력 수요 분산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송전망 부족을 해소하지 않은 채 제도를 시행하면 비수도권 발전사의 수익성만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발전사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송전 제약 때문에 전력 판매 대금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발전 설비의 약 76%는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방에는 공공 발전소뿐 아니라 태양광 등을 운영하는 영세 민간 발전사업자도 많아 가격 하락에 따른 부담이 폭넓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발전사의 수익성 악화가 설비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전력 공급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 대정전 위험과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나경원 의원은 “수도권 전력망이 1년의 60%나 막혀 있는 충격적인 인프라 실패를 방치한 채 만만한 지방 발전소만 쥐어짜는 것은 전형적인 주먹구구식 땜질 처방”이라며 “정부는 무리한 제도 강행을 즉각 중단하고 유예기간을 설정한 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공적 재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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