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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줄어든 게 아니라 막힌 것”…가계대출 감소 속 ‘돈맥경화’ 역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10.02 07:03
수정 2026.10.0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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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 6개월 만에 감소

일반 주담대·신용대출 하락 견인

한도 숨통 텄지만 ‘핀셋 지원’ 한계

“대출 문턱 견고…체감하기 어려워”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반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이를 두고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뉴시스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표상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이지만, 차주들 사이에선 “돈을 안 빌려주니 줄어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8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정책성 대출 포함)은 780조4805억원으로 한 달 전(782조1192억원) 대비 1조6387억원 줄었다.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에 감소세다.


이는 집단대출을 제외한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이 줄어든 탓이다.


일반 주담대는 같은 기간 474조1141억원에서 470조9858억원으로 3조1282억원 쪼그라들었다.


신용대출은 109조5718억원에서 1조2137억원 줄어든 108조358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집단대출은 크게 늘었다. 올 8월 147조1590억원이던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달 28일 기준 149조8879억원으로 2조729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실수요자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집단대출을 가계대출 총량에서 별도 관리하기로 하면서 은행권의 집단대출 취급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선 지표가 줄어든 것만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였다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평가한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 차주들이 자발적으로 빚을 줄이기 보다 은행들이 대출 문을 걸어 잠그면서 빌리고 싶어도 빌릴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서다.


일선 현장에선 청년층, 무주택 실수요자 등 정책 지원 대상을 중심으로 대출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재설정하면서 은행권 대출 여력은 다소 숨통을 트게 됐다.


이에 연말 대출 셧다운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됐으나, 일반 차주들의 자금 조달 여건은 개선되기 힘들단 전망이 짙다.


은행들은 8월 말 당국과 협의해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당초 약 4조3300억원에서 약 7조1100억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불과 한 달 만에 대출 여력은 다시 바닥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달 17일 가계대출 증가액은 정책성 대출을 제외하고 7조2918억원을 기록했다.


일부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 인하나 모기지보험(MCG·MCI) 제한 해제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연말까지 신규 대출 취급에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할 가능성이 크다.


KB국민은행도 연말까지 주담대 3억원 한도 제한을 유지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총량 관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국이 또다시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상향해 주길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집단대출을 제외하면 은행 자체 대출 여력이 아직 조금씩은 남은 상태”라면서도 “총량 규제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에 여력이 남았다고 섣불리 대출 문을 열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널별로 공급 규모나 시기 등을 보면서 총량을 관리하며 연말까지 버티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며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여느 때보다 타이트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어서, 상대적으로 정책 수혜를 보지 못하는 일반 차주들이 느끼는 체감 문턱은 더 높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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