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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육영수 피살 50여년째…고교 교과서엔 단 한 번도 수록 안 돼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6.10.01 11:01
수정 2026.10.0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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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 교과과정서 단 한 차례도 다뤄지지 않아

12세 이상 관람 영화인 '암살자들'…교육적 보완 필요 지적 제기

박정훈 "이번 일 계기로 교과서 검정심사 기준 면밀히 따져봐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9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피지컬 AI, K-제조의 대전환'을 주제로 열린 2026 데일리안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1974년 8·15 박정희 대통령 암살미수 및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 이후 적용된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한 차례도 수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발생 이후 50여년 동안 교육과정이 여러 차례 개정됐지만 해당 사건은 교과서뿐 아니라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교과서 집필기준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영화를 통해 해당 사건을 처음 접하는 청소년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해석을 구분할 수 있도록 역사교육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974년 사건 발생 이후 적용된 교육과정별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1974년 8·15 박정희 대통령 암살미수 및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이 수록된 교과서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건은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교과서 집필기준 등에도 별도로 포함되지 않았다. 특정 시기나 일부 출판사의 교과서에서만 빠진 것이 아니라 사건 발생 이후 현재까지 이어진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 단 한 차례도 다뤄지지 않은 셈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재일교포 2세 문세광이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하려다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진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다. 영화에는 극 중 일부 인물이 박 대통령 측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계획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장면 등이 담기면서 일각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영화는 12세 이상 관람가다. 청소년들이 대중문화 콘텐츠를 통해 해당 사건을 접할 수 있는 반면 정규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는 사건 자체를 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객관적으로 확인된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해석을 구분할 수 있도록 교육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과서에서 해당 사건이 빠져 있다는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님에도 제대로 된 학계의 논의나 숙의 과정이 없었다.


2015년 한국 현대사 전공자로 교학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던 권희영 당시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 등이 교과서에 언급되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당시 권 교수는 이를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고의로 은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해 정치권에서도 당시 검정 한국사 교과서 7종에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에 대한 서술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이를 근거로 교과서의 편향성 문제를 제기했다.



영화 '암살자(들)' 스틸 ⓒ하이브미디어코프

그러나 이 같은 문제 제기 이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후 교육과정이 개정됐지만 해당 사건은 성취기준이나 집필기준에 별도로 포함되지 않았고,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도 수록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한국사 교과서가 민간 출판사에서 국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교과서 집필기준 등을 고려해 제작되며 검정심사를 통과한 교과서만 학교 현장에 보급된다고 설명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심사의 경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위탁해 진행했으며, 교육부는 해당 사건의 수록 여부와 관련한 구체적인 검정심사 의견 자료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사건이 50여년 동안 교과서에서 다뤄지지 않은 것이 교육과정상 역사적 사건의 선별 과정에 따른 것인지, 집필 과정에서 출판사들이 선택하지 않은 것인지 등 구체적인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측은 공식답변을 통해 육영수 피살 사건을 “한국 현대사의 주요 비극적 사건 중 하나"로 평가하면서 학생들이 1970년대 정치·사회적 상황과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박정훈 의원은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 해당 사건이 교과서에 수록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근거로 사건의 역사적 의미와 관련 사실이 왜곡돼 전달되고 있다"며 "정규 교과서를 통한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결국 영화를 통해 역사를 접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교과서 검정심사 기준이 적절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또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역사 인식을 제공하기에 충분한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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