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미프진 도입 문 열렸지만…처방·투약·건보 적용 등 과제 산적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9.22 07:00
수정 2026.09.22 07:00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품목허가·허용 주수 놓고 엇갈린 해석…상담 의무화도 논쟁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인 미프진의 국내 도입을 공식화했지만 실제 의료현장에 적용하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누가 처방할지부터 투약 장소, 사용 가능 시기, 건강보험 적용까지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정부는 임신중지 약물의 정식 도입을 공식화했다.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자기낙태죄 등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국회가 대체입법을 마련하지 못한 가운데 미프진 도입 논의가 본격화됐다.


우선 법 개정 없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만으로 미프진을 도입할 수 있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반대 측은 현행 모자보건법이 수술 방식만 규정하고 있어 법 개정 없이 약사법상 허가만 내주는 것은 행정부가 새로운 임신중지 방법을 사실상 추가하는 결과라고 주장한다.


낙태죄 조항이 2021년부터 효력을 잃었고 약사법에도 임신중지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는 해석도 있다. 법제처 역시 식약처가 안전성, 유효성, 품질을 심사해 품목허가하는 것은 현행법에서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처방과 투약 방식도 쟁점이다. 산부인과 전문의의 대면진료와 의료기관 내 복용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견해와 일정한 조건에서 가정복용과 자가관리를 허용할 수 있다는 견해가 맞선다.


처방권을 모든 의사에게 줄지 산부인과 전문의나 일정 교육을 이수한 의사로 제한할지, 원내·원외약국 가운데 어디에서 조제할지도 정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투약 전 초음파를 통한 임신 주수와 자궁외임신 확인, 과다출혈 위험 평가, 투약 후 임신중지 완료 여부 확인, 추가 수술과 응급치료 체계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용 가능 주수를 놓고도 입장이 갈린다. 식약처는 그동안 모자보건법 등에 임신중지 허용 주수가 먼저 정해져야 효능·효과, 용법·용량 등 품목허가 심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면 법제처는 의약품 사용 가능 주수와 임신중지의 법적 허용 주수를 별개로 판단했다. 법적 허용 주수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품목허가를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담·숙려제도를 의무화할지도 논쟁거리다. 임신 유지, 출산·양육 지원, 임신중지 방법과 부작용 등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반대로 의무상담과 숙려기간이 사실상 허가 절차로 작동해 임신중지를 늦추고 성폭력 피해자나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지역 여성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건강보험 적용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일부 제한적인 의학적 적응증을 제외하면 사회경제적 사유에 따른 임신중지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어렵다. 병원에 따라 수백만원을 요구하는 등 비급여 시술비 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입법조사처의 '미프진 허용의 쟁점과 과제'에서는 미프진 품목허가와 법률 개정을 병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식약처가 안전성, 유효성, 품질을 심사하는 동시에 국회가 모자보건법 등을 개정해 임신중지 허용 기간과 사유, 의료체계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상담 역시 의무적인 허가 절차보다 필요한 경우 객관적인 상담과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로 규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임신중지 허용 기간, 사유 및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은 임신중지 관련 법령을 정비하면서 제도화해야 할 것"이라며 "상담은 '상담을 받아야 임신중지를 허용한다'는 방식보다 '임신한 사람은 필요한 경우 객관적이고 비지시적인 상담과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는 방식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