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딱해서 태워줬더니…" 광역버스 女기사 신고해버린 男승객
입력 2026.09.20 16:41
수정 2026.09.20 16:42
60대 광역버스 기사가 막차를 운행하던 중 중학생들의 호소에 안타까워 입석을 허용했다가 한 승객의 신고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연이 알려졌다.
ⓒJTBC
최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20년째 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다는 60대 여성 A씨는 불꽃축제가 열린 날 광역버스 막차를 운행하던 중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을 탑승시켰다.
당시 버스는 만석이라 A씨는 정원을 초과해 승객을 태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광역버스는 입석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늦은 시간 학생들이 버스를 타게 해달라고 거듭 부탁하자 A씨는 이들을 태우기로 했다.
A씨는 "고속도로를 타는 버스라 입석이 금지됐지만, 늦은 시간에 어린 학생들을 두고 가려니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며 "학생들을 태우면서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라고 당부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학생들이 버스에 오른 뒤 한 남성 승객이 A씨에게 입석 승차가 규정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해당 남성은 "이거 광역버스다. 입석 안 되는 거 아니냐"며 "왜 쟤네를 태우냐"고 물었다.
이에 A씨는 "원래는 안 되는데, 불꽃축제 때문에 승객도 많고 시간도 늦었다. 아이들도 너무 어려서 태웠다"며 "여기가 막차고 사람도 너무 많으니 한 번만 양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성 승객은 과거 자신이 만석인 버스에 타려다 거절당했던 일을 언급하며 "예전에 내가 타려고 그럴 때 안 태워줬다. 그래서 내가 급하게 가느라고 낸 택시비가 얼만데, 애랑 어른이랑 똑같은 사람 아니냐"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찰에 "지금 광역버스인데 입석으로 사람을 태웠다"며 "다음 정류장으로 빨리 와달라"고 신고했다.
A씨는 경찰이 출동한 뒤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과태료를 냈다. 이후 며칠 뒤 국민신문고를 통해 추가 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도 받았다고 했다.
A씨는 "내 잘못은 당연히 인정한다"면서도 "아이들이 딱했고 그리고 최대한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태운 것이다. 신고까지 들어와서 눈물이 났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이지훈 변호사는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차량이 입석을 금지하는 것은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버스 기사로서 직업의식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의라는 건 사리 분별이 없는 착함이 아니다"며 "안전은 양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나 같아도 학생을 태우고 싶을 것 같다"면서도 "일정한 규칙이 있는 만큼 아이들이 이런 일을 허용해주면 그냥 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