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개 부품 중 최적의 선택은?"…LG이노텍, AI로 견적 시간 70% 단축
입력 2026.09.20 10:52
수정 2026.09.20 10:52
부품 사양·가격 분석하는 'AI 부품 제안 시스템' 전 사업부 도입
AI가 구매 이력·가격 변동 분석해 적정 가격 예측…수주 경쟁력 강화
LG이노텍 직원들이 ‘AI 부품 제안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방대한 사내외 부품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부품별 사양과 가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LG이노텍
LG이노텍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제품에 들어갈 부품을 선정하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였다. 200만개에 달하는 부품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성능과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 이력이 없는 신규 부품의 가격까지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다. 부품 탐색부터 견적 산출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 고객사 수주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LG이노텍은 신제품 개발과 수주 과정에서 최적의 부품을 추천하는 'AI 부품 제안 시스템'을 전 사업부에 도입했다고 20일 밝혔다. 약 2년간의 개발을 거쳐 최근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LG이노텍이 생산하는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기판, 차량용 부품 등에는 평균 수백개의 부품이 사용된다. 기존에는 신제품 개발이나 고객사 견적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부품 정보를 확인하고, 공급업체별 가격을 일일이 비교해야 했다.
새 시스템은 이러한 과정을 AI로 자동화한 것이 특징이다. LG이노텍은 커패시터와 인덕터 등 사내외 부품 약 200만개의 정보를 통합하고, 제조사마다 다른 부품 명칭과 사양, 단위를 표준화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사용자가 필요한 부품의 사양을 입력하면 AI가 유사한 조건을 갖춘 부품을 찾아 추천한다. 기존에 구매했던 부품뿐 아니라 외부 시장에 유통되는 제품까지 검색할 수 있어 부품 선택의 폭을 넓혔다.
핵심은 AI가 부품의 적정 가격 수준을 예측하는 '참고 가격(Reference Price)' 산출 기능이다. AI는 유사 부품의 실제 구매 이력과 가격 변동 추이 등을 분석해 현재 가격 수준을 제시한다. 구매 이력이 없는 신규 부품도 가격을 예측할 수 있으며, LG이노텍에 따르면 참고 가격의 신뢰도는 96% 이상이다.
이를 활용하면 가격과 성능을 고려한 부품 후보군을 2시간 이내에 선별할 수 있다. 이후 선정된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실제 견적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부품 구매 과정을 효율화했다. 실제 업무 시간 단축 효과도 나타났다. LG이노텍은 AI 부품 제안 시스템 도입 이후 신제품 견적 산출 시간이 기존 대비 70%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부품 단종이나 공급 차질이 발생했을 때 대체 제품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정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급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안정적인 생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향후 시스템에 에이전틱 AI를 적용해 최신 부품 정보를 스스로 탐색하고 분석하는 기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사전에 수집하고 표준화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품을 추천하지만, 앞으로는 AI가 새로운 정보를 찾아 시스템에 반영하도록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LG이노텍은 부품 구매뿐 아니라 생산 공정 전반에도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원자재 입고 검사에 AI를 도입해 불량 원인 분석 시간을 최대 90% 줄였으며, 카메라 모듈의 최적 공정 조건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기존 72시간에서 6시간 이내로 단축했다.
최근에는 LG AI연구원의 산업 특화 모델 '엑사원 태뷸러(EXAONE Tabular)'를 제조 현장에 적용해 변화된 공정 조건을 AI가 학습하는 시간을 약 85% 줄이는 성과도 거뒀다.
김준성 LG이노텍 구매센터장(상무)은 "AI 부품 제안 시스템은 다양한 부품을 다루는 제조기업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기존 방식을 완전히 바꾼 의미 있는 혁신"이라며 "앞으로도 AX 기반의 일하는 방식을 통해 고객의 기대를 넘어선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