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빨리빨리'-日'완벽주의' 시너지…NHN '푸치포용' [TGS 2026]
입력 2026.09.18 14:23
수정 2026.09.18 14:27
한일 개발 조직 첫 공동 프로젝트…속도·완성도 결합
"잘하는 분야 집중해 성공확률 높인다"…퍼즐·캐주얼 신작 확대
김상호 NHN 게임사업부문 대표(왼쪽)과 무라카미 하루키 NHN플레이아트 이사 겸 총괄PD가 18일 TGS 2026 현장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NHN이 한국과 일본 개발 조직의 장점을 한데 묶은 공동개발 모델을 꺼냈다. 한국 조직의 빠른 구현과 검증, 일본 조직의 게임성·완성도에 대한 집요함을 결합해 신작 개발 속도와 품질을 함께 잡겠다는 구상이다. 첫 결과물은 퍼즐게임 '환상세계의 푸치포용'이다.
김상호 NHN 게임사업부문 대표와 무라카미 하루키 NHN플레이아트 이사 겸 총괄PD는 18일 도쿄게임쇼(TGS) 2026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일 공동개발 전략과 향후 게임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양측은 한국과 일본 개발 문화의 차이를 오히려 역할 분담에 활용했다. NHN의 일본 자회사 NHN플레이아트가 게임의 핵심 재미와 세계관·캐릭터 기획을 깊게 파고들면, NHN이 이를 빠르게 플레이 가능한 형태로 구현하고 반복해서 검증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일본은 게임의 코어 재미에 많은 신경을 쓰고, 한국은 성공 사례를 빠르게 벤치마킹하고 결과를 빨리 내는 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의 완성도와 한국의 빠른 검증을 함께 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호흡이 맞았던 것은 아니다. 일하는 방식과 개발 프로세스가 다른 만큼 조율에 시간이 필요했다. 양측은 한일 워크숍을 열어 문화 차이를 이해하고, 프로젝트 멤버끼리 식사와 교류를 거듭하며 신뢰를 쌓았다.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인력을 협업 과정에 배치한 것도 도움이 됐다.
무라카미 총괄PD는 "게임을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같은 게임을 만드는 동료라는 의식과 오랜 신뢰가 쌓여 있었기 때문에 협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TGS NHN플레이아트 부스에 마련된 환상세계의 푸치포용 시연 빌드.ⓒ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첫 결과물 '푸치포용'…연쇄·탄력으로 퍼즐 손맛 살렸다
한일 협업의 첫 결과물이 '환상세계의 푸치포용'이다. 같은 캐릭터를 떨어뜨려 합치고 더 큰 형태로 만드는 캐주얼 퍼즐로, 말랑한 캐릭터가 튕기고 흔들리면서 예상하지 못한 연쇄 합체가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개발 초기에는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플레이 가능한 원형을 만들었다. 빠르게 구현한 뒤 실제 재미를 확인하고 다시 다듬는 방식으로 개발 속도를 높였다. 무라카미 총괄PD는 당시 한국 개발진이 "지금까지 제작한 게임 가운데 (개발 과정이)가장 재미있다"고 평가했던 점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비슷한 장르의 선배격 IP '수박게임'과의 차별점으로는 '연쇄'와 '탄력감'을 꼽았다.
무라카미 총괄PD는 "수박게임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지만 연쇄가 중요하다"며 "블록이 튕기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오고, 직접 플레이하면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위치로 블록이 이동하면서 새로운 해법이 만들어지는 식이다. 젤리를 연상 시키는 말랑말랑하고 탄력적인 블록 디자인도 특유의 감성에 힘을 싣는다.
오리지널 IP인 만큼 인지도를 확보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NHN은 게임을 애니메이션과 만화, 굿즈, SNS 콘텐츠로 확장하는 크로스미디어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게임 밖에서 캐릭터를 먼저 접하고, 다시 게임으로 유입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크로스미디어 전략을 준비 중인 NHN.ⓒ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이번 합작과 푸치포용 공개에서 드러난 점으론 NHN의 향후 신작 방향성도 있다. NHN은 당분간 퍼즐과 캐주얼 등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장르에 힘을 싣는다.
김 대표는 "현 시점에서는 우리가 잘하는 것을 하는 것이 어려운 게임 시장에서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길이라고 판단했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축적한 퍼즐 경쟁력을 중심으로 신작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푸치포용에서 만든 협업 방식은 다른 프로젝트에도 적용한다. 현재 추가 프로젝트가 구체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내부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푸치포용이 현재 가장 대표적인 협업 모델"이라며 "이번 경험을 다른 프로젝트에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