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는 안 되고, 도요토미는 된다?...아시안게임 개막 전부터 '논란'
입력 2026.09.18 14:22
수정 2026.09.18 14:23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이 일본 입국 과정에서 일본 측의 제지로 대형 태극기를 들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선수촌 행사에서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형상화한 공연이 열려 개막 전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선수단 본진 122명은 17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인근 도코나메의 주부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했다.
인천공항 출국 당시 깃대에 달린 태극기를 들었던 기수 신유빈(탁구)과 서승재(배드민턴)는 입국장에서는 태극기 없이 빈손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본진이 17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 2여객터미널에서 출국하는 모습(왼쪽)과 일본 주부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연합뉴스
공항 측이 보안 문제와 자체 규정을 이유로 태극기를 들고 입국하는 것을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체육회 측은 깃대를 빼고 태극기만 들고 들어가는 방안도 제안했지만 공항 당국은 이마저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체육회 관계자들이 항의했지만 현지 경찰은 제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엄격했던 2021년 도쿄올림픽을 제외하면 국제 종합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이 태극기를 들고 입국장에 들어서는 모습은 그동안 관례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런 가운데 앞서 진행된 선수촌 행사에서도 역사적 인물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15일 나고야 긴조항에 정박한 선수촌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의 접안 기념행사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분장한 무장대가 등장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1592년 조선 침략을 명령해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한국 선수단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 선수들이 함께하는 선수촌 행사에 그를 형상화한 공연자가 등장하면서 역사적 맥락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15일 나고야 긴조항에 정박한 선수촌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의 접안 기념행사에 등장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운데).ⓒAFP/연합뉴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해당 공연에 대해 "지역 문화와 관광을 소개하기 위한 행사였으며 특정 역사적 인물을 지지하거나 어떠한 역사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대한체육회는 도요토미 관련 상황을 인지한 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대회 조직위원회에 공식 서한을 보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시아 최대의 평화와 화합을 기치로 내건 아시안게임 선수촌 행사에서 이러한 인물을 등장시킨 공연을 진행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즉각 항의 메일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특히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 외벽에 이순신 장군의 발언을 차용한 응원 현수막을 향해 '정치적 메시지'라고 선동했던 태도를 언급하며 "시대착오적인 이중적 잣대"라며 "일본의 과거 행적을 돌아보면 더더욱 납득하기 힘든 처사"라고 비난했다.
한편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19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4일까지 일본 아이치현 일대에서 열린다. 한국은 41개 종목에 선수와 임원을 포함한 1051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