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때마다 던진 '대국민 소통' 카드…반등·착시·추락, 엇갈린 역대 대통령의 운명
입력 2026.09.18 05:00
수정 2026.09.18 05:04
지지율 '9주 연속 하락' 李대통령 오늘 청와대서 기자회견
노무현 반등 vs 이명박 하락…역대 회견 성적표는 각양각색
인사·부동산 등 난제 수두룩…구체적 해법 제시가 반전의 분수령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고심하고 있다. ⓒ뉴시스
역대 최저 지지율이라는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돌파에 나선다. 과거 대통령들 역시 대국민담화나 기자회견으로 승부수를 던졌으나 결과는 반등과 하락으로 엇갈렸던 만큼, 이번 회견에서 제시될 현안 해법이 지지율 반전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하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3.8%로 전주보다 3.6%p 하락했다. 9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63.3%로 지난주 대비 3.8%p 상승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긍정평가 38%, 부정평가 51%로 나타났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지지율 하락 배경으로는 최근 인사 논란과 부동산 정책, 외교·안보 현안 등이 거론된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이같은 현안에 대해 어떤 설명과 해법을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직접 국민과 소통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지지율 흐름은 대통령마다 달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5월 10일 외환위기 당시 '국민과의 TV 대화'를 열어 위기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구조조정과 고통분담에 대한 국민의 협조를 호소했다. 당시 국정 지지율은 70% 안팎으로 높았지만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지는 않았다. 한국갤럽의 분기별 직무 긍정률은 1998년 2~5월 71%에서 5~8월 62%, 8~11월 56%로 하락했다. 다만 이 조사는 3개월 단위로 집계된 것이어서 국민과의 TV 대화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반대 흐름이 나타난 사례다. 2007년 4월 한미FTA 타결 직후 대국민 설명과 기자회견에 나섰고, 당시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2.5%로 전주보다 약 10%p 상승했다. 1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30%대로 올라선 것은 약 9개월 만이었다. 다만 당시 리얼미터도 한미FTA 타결을 지지율 급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설명한 만큼 상승분에는 대통령의 직접 소통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직접 소통 직후 지지율이 하락한 사례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촛불집회와 종교편향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2008년 9월 9일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했다.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국민의 심정을 읽는 데 소홀했다고 반성하고 종교편향 논란에도 유감을 표했지만, 촛불집회 후반부의 불법·폭력 행위에는 법치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후 리얼미터 조사에서 지지율은 27.5%에서 24.8%로 2.7%p 하락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직접 소통 이후 하락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된 사례가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5월 19일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 리얼미터 조사에서 5주간 이어지던 지지율 하락세가 일단 멈췄다. 반면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는 대국민 사과에도 지지율이 추가로 하락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9년 11월 19일 MBC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했다. 이후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11월 25~29일 47.6%로 전주보다 0.7%p 상승했고 12월 2~4일에는 48.4%로 다시 올랐다. 다만 리얼미터는 당시 상승세를 국민과의 대화 효과로 특정하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직접 소통 직후 단기적인 반등이 나타난 사례가 있다. 2024년 11월 7일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 당시 한국갤럽 직무 긍정률은 17%까지 떨어진 상태였지만 다음 조사에서 19%로 2%p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20%, 19%, 16%로 다시 내려가 장기적인 하락세를 반전시켰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날 예정된 이 대통령 기자회견은 최근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인사와 부동산,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얼마나 구체적인 설명과 해법을 제시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