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격전지 김승원 청문회…인사 기조 시험대 靑 침묵 의미는
입력 2026.09.15 08:00
수정 2026.09.15 08:42
15일 청문회 이형일·이소영과 함께 진행
증인 44명 신청됐지만 채택 모두 불발
리얼미터 지지율 33.8% 9주 연속 하락
與서도 "찌꺼기 남기지 말라"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5일 열린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자진사퇴하면서 2기 개각 인사 정국의 마지막 관문이 됐다. 청와대는 청문회를 하루 앞둔 14일까지 김 후보자 거취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 후보자 청문회는 이형일 경제부총리·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같은 날 진행된다. 최대 쟁점은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다. 김 후보자는 2021년 브로커 양모씨의 청탁을 받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승인을 부탁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청문회는 증인 없이 열린다. 국민의힘은 식약처 관계자와 제넨셀 전 대표, 김 후보자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검사 등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을 신청했으나 여야 협상에서 모두 불발됐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지난 9일 "인사청문회에 증인을 그렇게 많이 채택한 적도 별로 없다"며 "증인 없이 가는 게 보통 인사청문회"라고 밝혔다. 2019년 조국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11명, 2022년 한동훈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4명의 증인이 채택됐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출석 문제도 막판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김 후보자가 지난 7일 한 의원의 증인 출석을 요구하자, 한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을 청문위원으로 승인해달라고 맞받았다. 이어 8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위원이 돼도 좋고, 위원이 아니면 그냥 저를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그러나 현역 의원을 청문회 증인으로 부른 전례가 드물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면서 성사되지 않았다. 한 의원은 청문회 당일 SNS와 기자회견 등으로 장외 공세를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11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33.8%로 9주 연속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63.3%로 취임 후 처음 60%를 넘었다. 리얼미터는 하락 요인으로 개각 인선 논란을 먼저 꼽았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국민의힘이 42.1%로 민주당(36.1%)을 11주 만에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가 말을 아끼는 데는 배경이 있다. 청문회를 앞두고 먼저 입장을 내면 그 자체가 신호로 읽힌다. 완주 의지를 밝히면 여론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유보적 태도를 보이면 낙마를 예고하는 셈이 된다. 김 후보자까지 물러날 경우 2기 개각 전체가 실패로 규정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진숙 교육부·강선우 여성가족부·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이어 용 후보자까지 네 명이 청문 절차를 전후해 낙마했다. 다섯 번째가 나오면 인사 검증 시스템이 도마에 오른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청문회를 앞두고 청와대가 먼저 뭐라고 하면 그게 곧 가이드라인이 된다"며 "후보자가 직접 소명하는 자리인데 그 전에 결론을 내놓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이라는 성격도 작용한다. 이 대통령 재판과 맞물린 공소취소 문제를 다루는 부처인 만큼 다른 부처 인선과 무게가 다르다는 시각이 있다. 김 후보자는 지명 후 "법무부 장관에게 개별 사건의 공소취소 권한이 없고 검찰총장을 통한 지휘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과거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의원 모임 공동대표를 맡았던 이력이 있다.
여권 내부에서도 인사와 현안 처리를 둘러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당부를 남겼다. 김 후보자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신뢰 문제로 짚으며 미뤄둔 현안을 정리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밀리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기세는 꺾여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국민을 이기려 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이어 "찌꺼기를 남기지 말고 털어내야 한다. 공소 취소, 연임 개헌 등 국정 운영의 신뢰를 훼손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특히 그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여론 악화의 본질은 신뢰 기반이 무너진 것이 핵심"이라며 "'너무 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소취소 문제가 법무부 장관 인선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김 후보자 사안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용 후보자 사퇴 역시 민주당이 직접 요구하면서 정리됐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당이 전담 대응팀을 꾸려 방어에 나섰지만 청문회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 당내 기류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검찰개혁 마무리 국면이라 법무부 공백이 길어지는 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것 때문에 무리하게 끌고 갈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며 "청문회를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