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난장판' 만들고 프랑스 가서 여배우와 셀카 찍는 대통령 [박영국의 디스]
입력 2026.09.08 10:57
수정 2026.09.08 11:17
용혜인 투잡 논란, 김승원 오빠 게이트로 온 나라 난장판
두 장관 후보자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은 '나 몰라라'
지명 철회 가능성 일축…기어이 청문회 거치겠다는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프랑스 생폴드방스 마그 재단 부티크룸에서 열린 영화인과의 대화에서 배우 전도연과 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많은 분이 모르고 계시겠지만 우리나라 대통령은 지금 프랑스에 가 있습니다. 어제(7일) 저녁엔 여배우와 함박웃음을 지으며 셀카를 찍은 사진까지 공개됐더군요.
대통령의 해외 국빈 방문은 중요한 일입니다. 현지에서 상대국 정상과 만나고 공식 행사에 얼굴을 비추며 외교, 안보, 경제, 문화적으로 국익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을 합니다. 이 기간에는 국정홍보도 그 부분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심지어 여당도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가 묻히지 않도록 다른 사안으로 큰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게 관례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대통령이 어디 가서 뭘 하는지 국민이 관심이 없습니다. 청와대 직원들이 열심히 홍보를 하지 않아서일까요? 기자들이 열심히 기사를 쓰지 않아서일까요?
원인은 바로 이재명 대통령 본인에게 있습니다. 출국 전에 슬그머니 던져 놓고 간 폭탄 때문에 온 나라가 난장판이 돼 있습니다.
지금 전 국민의 시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있습니다. 프랑스로 출발하기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중폭 개각을 통해 지명한 이들입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처음엔 용혜인 후보자에 논란이 집중됐습니다. 위성정당 갈아타기 꼼수로 비례대표 의원을,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해먹은 그가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하며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비례대표 의원은 입각하게 될 경우 의정 공백과 직무 충실성을 고려해 사퇴하던 게 지난 20여년간 정치권의 관례였습니다.
심지어, 용 후보자는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맹점을 파고들어 의원 자리를 차지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소수 정당에게 갈 의석까지 싹쓸이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야합한 기본소득당에 떨어진 일종의 ‘떡고물’입니다.
그 떡고물을 놓기 싫다며 움켜쥔 채 장관 자리와 겸직을 하겠다니, 국민이 좋게 볼 리 없습니다.
용 후보자의 남편이 기본소득당에서 고위 당직자를 맡으며 급여를 받아왔다는 사실은 국민의 분노게이지를 더욱 높였습니다. 국회에 의석 하나라도 가진 원내정당은 연간 수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용 후보자가 한 자리의 의석을 움켜쥠으로써 그의 남편도 계속해서 국민 혈세로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게 논란이 된 걸 비웃기라도 하듯 기본소득당은 용 후보자의 남편인 박기홍 전략기획부총장을 최고위원으로 뽑기까지 했습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후보자는 ‘중년의 로맨스’로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용혜인 후보자를 미끼로 던져주고 김 후보자는 조용히 넘어가도록 하는 게 높으신 분들이 그린 그림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그렇게 두질 않았습니다.
한 의원이 지난 4일부터 연이어 공개한 녹취에는 김승원 후보자가 여성 브로커 양수진 씨의 부탁을 받고 신약 임상시험 승인을 청탁한 구체적인 정황이 담겼습니다.
청탁도 청탁이지만, 둘 사이의 ‘로맨틱한 대화(한 의원의 표현에 따르면)’는 더 큰 화제가 됐습니다. 녹취를 보면 “동생, 보고 싶어서 눈에서 눈물이 나네 그냥”, “오빠, 지금 달려갈게”, “20∼30분밖에 못 보면 아쉽잖아” 등 배우자가 보고 눈에 불을 켰을 만한 대화가 오갑니다.
판사와 국회의원을 거쳐, 앞으로 장관까지 하겠다는 사람이 설마 외간 여자와 저런 대화를 주고받았을까 의심하던 차에 더불어민주당이 ‘수사기록 유출’ 이라고 한 의원을 비난하며 대화 내용이 ‘팩트’임을 확인해줬습니다. 일종의 ‘확인사살’인 셈입니다.
지난 7일 이뤄진 김 후보자의 해명은 더 가관입니다. “법조인들이 잘 가는 음식점, 카페 같은 곳에서 손님으로 알게 됐다. 최근에는 중소기업 대표를 하는 등 성공한 여성 기업가로서 존중하고 친한 후배로서 지내온 것”이라는 게 양 씨와의 관계에 대한 그의 해명입니다.
김 후보자는 양 씨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도 변호했다고 합니다. 양 씨는 과거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며 유흥접객원들의 퇴직금을 미지급한 혐의로 기소됐다 선고유예형을 받았습니다.
판사 출신 국회의원이 유흥접객원을 둔 유흥주점 사장과 선후배 관계인 게 흔히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호칭이 ‘오빠’라니요. 50대 중년 남성이 혈연관계가 없는 여성에게 ‘오빠’로 불리는 게 어떤 의미인지는 전 국민이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선후배 관계지만 자신을 오빠로 부르는,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나는 여성이 부탁한 일을 정부 부처 수장에게 직접 전화까지 걸어 처리를 요청한 게 ‘청탁’이 아닌 ‘공익적 민원’이라는 게 김 후보자와 민주당의 주장입니다. 국민의 지능지수와 교육수준을 너무 낮게 보는 것 같아 화가 납니다.
이쯤 되면 용혜인, 김승원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나 싶지만, 그는 지금 프랑스에 가 있습니다. 이런 난장판이 될지 모르고 예정된 일정을 소화한 건지, 이런 난장판을 예견하고 몸을 피하려고 순방 일정에 앞서 개각을 발표한 건지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너무도 해맑은 표정으로 여배우와 찍은 사진을 보니 헛웃음이 납니다.
이 대통령은 두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는 가운데, 프랑스에서 그를 수행 중인 청와대 관계자를 통해 지명을 철회할 수 없고, 기어이 청문회를 거쳐야겠다는 입장이 전해졌습니다. ‘인사위원장의 책임 아래 인사 시스템을 거쳐 지명된 후보니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게 맞다’는 얘깁니다.
결국 국민들은 후보자들이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고, 야당 의원들이 악을 쓰며 질책하고, 그보다 더 많은 여당 의원들이 더 크게 악을 쓰며 방탄에 나서는, 뻔히 예상 가능한 난장판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기왕 우리나라를 대표해 프랑스에 갔으니 좋은 외교 성과를 내시기 바랍니다. 다만, 돌아올 때는 ‘용혜인 투잡 논란’과 ‘김승원 오빠 게이트’를 향한 국민의 분노가 어물쩍 넘길 수준은 아니라는 사실은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데일리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