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총회 2년 연속 고위급 파견…트럼프 대화 손짓에도 '꿈쩍 않나'
입력 2026.09.08 05:00
수정 2026.09.08 05:00
김선경 참석 가능성…핵보유국 인정 등 기존 입장 되풀이 전망
전문가 "특별한 대미 메시지 없을 것…북미 회담 가능성도 낮아"
지난해 9월 29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김선경 북한 외무상 ⓒAFP/연합뉴스
북한이 오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하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차관급 인사를 파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연설에서 어떤 대미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지만 북한의 메시지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엔사무국이 공개한 연설자 명단에 따르면 북한은 고위급 회기 마지막 날인 28일 차관급 인사를 연단에 세울 예정이다. 북한 외무성의 여러 부상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국제기구 담당인 김선경 외무성 부상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본국의 차관급 인사를 파견하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북한은 2014~2015년 리수용 당시 외무상이, 2016~2018년에는 리용호 당시 외무상이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2024년까지는 고위급 대표단을 별도로 보내지 않고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연설을 대신했다.
그러다 지난해 김선경 부상이 유엔총회에 참석하면서 2018년 이후 7년 만에 북한 본국의 고위급 인사가 유엔총회 연단에 올랐다. 당시 김 부상의 참석에는 핵보유국으로서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재차 각인하고 외교적 입지를 넓히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김 부상은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강조하며 비핵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핵을 절대로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이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비핵화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유엔총회 참석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외교적 존재감을 높이려는 행보로도 해석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선 직후였기 때문이다. 북한이 유엔총회를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고 중·러와의 연대를 바탕으로 외교적 입지를 확대하는 무대로 활용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반복적으로 밝히면서 북한이 올해 유엔총회에서는 미국을 상대로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이 지난해와 다른 전향적인 대미 메시지를 내놓거나 김선경 부상의 유엔총회 참석이 양자회담이나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유엔총회에서도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들의 역할을 하겠다는 정상국가 지향 메시지를 재확인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에 대해서는 핵보유국 인정을 비롯해 대북 제재 해제와 인권 문제 압박 중단 등 기존의 적대시 정책 폐기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와 비교해 특별히 달라질 만한 대미 메시지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북한이 이번 유엔총회에서 이에 호응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북미 간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다고 본다"며 "뉴욕 채널이 북미 간 실무 채널인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선경 부상 참석을 계기로 양자회담이나 정상회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