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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략의 문제점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9.07 06:30
수정 2026.09.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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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의 전략적 자충수


이란 전쟁이 6개월을 넘겨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미국에게는 제 3의 베트남이 되고 있다. 핵과 전쟁 수행 능력 제거라는 전쟁 목적은 고사하고 호르무즈 해협만 막혔다. 세계 석유 시장만 교란하고 미국 물가만 높였다. 항공모함이 모두 이란에 차출돼 원래 2척이 상주하던 서태평양에 항공모함이 한 척도 남지 않았다.


동북아 전체 안보가 불안하다. 트럼프는 경제와 안보 모두 실패해 지지율이 30%로 추락했다. 트럼프는 이제 80일도 안 남은 중간선거 걱정이 태산이다. 이란 전쟁 실패를 북한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 카드로 돌파하려 한다. 전형적인 트럼프식 깜짝쇼다. 그러나 김정은과의 대화를 위한 일련의 무대 장치는 모두 협상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 잘못된 시도다.


동시에 너무 많은 적을 만들다


1990년대 초 구 소련이 붕괴된 이후 미국의 세계 전략은 딱 2가지, 중국 견제와 핵 확산 금지였다. 트럼프는 이란 전쟁으로 중국 견제, 핵 확산 방지, 에너지 패권, 반도체와 희토류 장악까지 모든 것을 독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렸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트럼프의 구상은 모두 깨졌다. 중국과 이란이 밀착하고 북중러 3국은 1969년대 진보도에서의 중소 국경분쟁 이래 가장 밀착한 상태다. 결국 중국 견제와 핵확산 금지, 당면 목표 두 가지를 모두 잃었다.


동맹국에 가혹한 트럼프의 자세는 다른 동맹국을 불안하게 한다. 사실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라 해도 좋을 정도로 미국과 긴밀한 관계다. 그 캐나다가 전력 공급을 끊겠다고 나설 정도로 트럼프 정부에 적대적이 되었다. 대부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도 트럼프를 불편해 한다. 유럽 대부분 국민들은 트럼프 때문에 미국이 문제 유발국가라 생각할 정도가 되었다. 한국에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 거절해 기분나쁘다, 항공모함 빼겠다, 연합훈련 축소한다, 핵잠수함 인정 않겠다 식으로 마구 쏟아내고 있다.


무너진 협상의 원칙과 전략


트럼프는 이미 1기 집권때 북미대화를 진행하며 김정은의 신뢰를 저버렸다. 결국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은 파토나고 두 사람의 신뢰는 철저히 깨졌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사이 좋다, 좋은 친구” 하면서 유화 제스처 쓰지만 앵도라진 김정은 마음이 풀리기는 쉽지 않다. 원래 정신적으로 미성숙할수록 한번 상처 받은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다. 김정은 뇌리에는 “그 할바이, 순 사기꾼 아님맹” 새겨져 있을 것이다. 그러니 김정은은 더 큰 떡 오기를 기다릴 것이다.


협상은 원래 강온 양면 전략이 기본이다. 현재 북한은 북중러 3각 연대가 공고하고 러시아로부터 첨단 기술과 석유를 무한정 받고 있다. 핵, 대륙간탄도탄 재고도 넉넉하고 식량도 부족하지 않다. 그러니 북미 회담은 김정은이 갑이고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굽신거린다. 김정은에게 저자세인만큼 트럼프는 한국에 더 고압적이다. 협상가로서 하수 중의 하수로 전락했다. 허황된 블러핑 뒤에 결정적인 순간에는 물러서는 이른바 블러프 앤 타코(Bluff & TACO) 수법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트럼프의 밑천이 모두 드러났다.


슬로건과 상반된 행보들


트럼프는 국익 위주의 실용 외교를 표방해 왔다. 그러나 노벨상 프로젝트, 케네디 센터 개명, 백악관 연회장 신축 등 허영심 가득한 인물임이 스스로 증명했다. 또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국의 위상은 깎이고 미군의 군사적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 석유가격을 비롯한 미국 내 물가가 폭등하고 있다.


국내 인기가 떨어지면서 대외 협상력도 약화되고, 협상력이 훼손되니 국내 지지율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70일 남짓 남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본인의 조급증이 노골화되고 있다. 이달 말 미국을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뭔가 돌파구를 모색하려 하나 시진핑은 손쉬운 득점을 허용할 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불투명한 중간 선거


유가가 오르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리인상을 만지작거린다. 금리를 낮추라고 케븐 워시 FRB의장을 압박해 보지만 워시 의장은 금리 인상 쪽에 무게를 싣는다. 중간 선거에 별로 좋은 신호가 아니다. 지난 1950년대 이후 벌어진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걸프전 등 국지전쟁과 미국 대통령의 운명을 살펴보면 '전쟁 장기화+경제난국'은 필패였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 제임스 피어슨은 거대한 외교안보 사안의 결과에 대해 유권자가 선거에서 책임을 묻는다는 청중비용이론(audience cost theory)을 제안했다. 그 이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꽤 값비싼 대가를 치를 공산이 크다. 트럼프는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만만한 한국을 희생시키기로 작심한 듯하다. 문제는 한국 정부의 안보 책임자들이 트럼프의 즉흥적 제안들이 한반도 안보와 우리 경제, 반도체의 미래에 얼마나 짙은 먹구름을 드리울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즉흥적 외교의 값비싼 대가


음악에 즉흥곡(Impromptu)이 있다. 쇼팽의 피아노 즉흥곡이 가장 유명해 자주 들을 수 있다. 음악의 즉흥곡은 작곡가의 영감(nspiration)과 천재성(ingeniety)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정책 특히 다자간 외교에 있어서 즉흥성은 천치성(天癡性·idiocracy)을 드러낼 뿐이다. 한국과 미국 지도자들이 보다 신중한 외교안보 정책으로 국정을 이끌기를 소망한다.



글/ 김구철 금강대 연구교수·전 TV조선 선거방송기획단 단장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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