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은 왜 용혜인에게 반발했나
입력 2026.09.07 07:00
수정 2026.09.08 16:56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가 용혜인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는 용 의원이 가진 다양한 특징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용 의원은 진보적인 소수정당의 젊은 워킹맘 여성 정치인이다. 이런 상징성으로 진보진영과 최근 지지율이 떨어진 젊은 여성을 포함한 2030 세대를 포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효과가 초래됐다.
노동당·녹색당·정의당 등 원외 진보정당 3당은 용 의원에게 반발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030세대는 강하게 반발했다. 젊은 여성이 장관으로 지명됐다고 환영하기는커녕 엄청난 공분이 터진 것이다. 남성은 물론이려니와 여성들마저도 용 의원에게 반발했다.
정치권은 젊은 사람에게 자리를 주면 젊은 세대가 호응할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젊은 사람이라고 무조건 우호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오를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를 확실하게 따진다.
용 의원은 젊은 나이에 비례대표로 벌써 재선 의원이다. 비례대표를 두 번 했다는 것 자체에서부터 특혜의 느낌이 나는데 심지어 나이까지 매우 젊다. 본인이 업적과 전문성으로 충분히 사회적 인정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비교적 쉽게 금배지가 주어졌다는 느낌이다.
그 비례도 자력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은 비례가 아니다. 소속정당인 기본소득당이 아닌 민주당 위성 정당을 통해 표를 받았다. 이런 구조로 의원을 한번 했으면 다음엔 다른 이에게 비례 기회를 양보하고 본인은 지역구 출마 등 자립정치를 했어야 상식에 부합했을 텐데, 거대 정당에 기대는 형태로 또 비례 의원이 됐다.
그러니 더욱 특혜의 인상이 강해졌는데 이 상황에서 용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거부한 것이 젊은 세대 여론 악화의 결정타가 되었다. 안 그래도 특혜의 인상이 짙었던 비례 의원직인데 장관과 겸직까지 한다는 것이다. 소수정당의 사정 때문이라며 이해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건 겸직의 이유로 납득되기 어려웠고 더 큰 특혜를 요구한다는 인상만 강화했다. 그 소수정당의 사정이라는 게 자신이 의원직을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된다는 건데, 애초에 기본소득당이 자력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았으면 비례 의원직 사퇴로 원외정당이 될 일도 없었다. 내부에서 다음 순번이 승계 받으면 되지만 용 의원이 민주계열 위성정당에서 의원이 됐기 때문에 순번 승계를 당 내부에서 못하게 된 것이다.
온전히 자력으로 획득한 것이 아닌 의원직을 무리하게 지키면서 장관직까지 욕심낸다는 인상이 여론을 대단히 악화시켰다. 기본소득당 입장에서 의원직 유지가 중요하면 국민에게 당의 사정을 이해해 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애초에 장관직 지명을 고사했어야 한다. 이런 문제에 용 의원이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찬동했다는 점까지 더해져 2030 여성들과 원외 진보 정당의 반발이 더 커졌다.
젊은이의 이례적 출세는 자칫 특혜 특권의 이미지를 만들어내 같은 젊은 세대에게 큰 박탈감과 분노를 안길 수 있다. 이래서 젊은 장관 지명에 젊은 세대가 더 공분한 것이다. 원외 진보 3당도 용 의원의 위성정당 비례 2회에 이은 장관직을 1차적으로 문제 삼았다.
용 의원과 기본소득당이 앞으로 대중정치를 할 생각이 있다면 이런 여론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손쉽게 과실만 따먹는다는 이미지가 형성되면 두고두고 짐이 될 것이다. 이건 다른 소수정당과 젊은 정치인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일이다.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려는 정치권도 이번 사태를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 젊은 세대가 젊은 사람 한 두 명 출세시켜주면 무조건 열광하고 따르는 단세포가 아니라는 점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다. 어떤 이에게 다른 사람은 갖지 못하는 기회를 주려면, 그 과정이 공정했는가를 반드시 따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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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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