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베스트④] ‘행정킹’ 김학홍 문경시장 “시민들이 힘들다는데..외면하면 존재의 이유가 없다”
입력 2026.09.15 12:24
수정 2026.09.15 12:25
김학홍 문경시장. ⓒ 데일리안
[人베스트]는 시간을 투자(invest)할 만한 가치 있는 사람과의 만남을 의미하는 인터뷰 코너입니다. 인터뷰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번 인물(interviewee)이 추천하는 주인공도 공개됩니다. <편집자 주>
“고향 문경으로 와서 정말 놀랐던 게 도시가스 보급률이다. 문경시민들이 정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56% 수준에 그치는 도시가스 보급률 문제 해결을 (후보 시절)공약으로 내걸었더니 주변에서 뭐라고 하더라. 그런 것을 우선순위 공약으로 내세워서 (당선)되겠냐고 걱정까지 하더라. 경쟁 후보들도 ‘그것을 해결하는 문제가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외면할 수 없었다. 시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을 정치적 계산에 따라 외면한다면 우리 같은 지자체 단체장의 존재가 필요 없는 것 아닌가. 포항·구미도 다 같은 상황에서 보급률을 높였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행정을 통한 실질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단체장 존재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풍부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난제들을 하나하나 풀어가겠다.”
김학홍 문경시장의 진심이 담긴 메시지다.
김 시장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풍부한 행정 경험이다. 고향 문경에서 초·중·고를 거쳐 건국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 시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경북도 정책기획관과 일자리경제본부장 등을 거쳤고, 중앙정부에서는 행정안전부 지방규제혁신과장·지역혁신정책관 등을 지냈다.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기획단장을 거쳐 지난 2022년 10월에는 경상북도 행정부지사가 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아래서 행정부지사로 3년 2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경북도정의 행정 실무를 총괄했다. 이 지사가 병마와 싸우면서 도정 공백이 있을 때, APEC 등을 훌륭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중앙정부의 정책·예산 시스템과 광역자치단체의 정책 결정구조, 시·군 행정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모든 역량을 이제는 고향에 쏟아 붓는다. 강력한 추진력을 자랑하면서도 풍부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정체된 문경시의 현안들을 풀어가고 있다. 추진력이 강하다고 해도 일방적이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정책릴레이 토론회. 김 시장은 지역의 복잡한 문제들 앞에서 시민들과 전문가를 한데 모여 앉혀놓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검증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시민들에게 낱낱이 공개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면서 시민들이 바라는 방향에 최대한 근접한 솔루션을 내놓겠다는 게 김 시장의 생각이다.
시민이 체감하는 작은 변화,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행정을 선보이면서 ‘행정킹’의 면모를 다져가고 있는 김 시장을 최근 집무실에서 만나 문경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 들어봤다.
김학홍 문경시장. ⓒ 데일리안
-경상북도 부지사만 3년 이상 역임한 모두가 인정하는 행정전문가다. 온라인 상에서는 ‘행정킹’이라는 표현도 있다. 그렇지만 시장 앞에 놓인 문경의 현실은 어렵다. 대부분의 단체장들이 그렇듯, 취임해 시청에 들어와 시정을 살펴보면 만만치 않은 상황에 직면한다. 후보 시절 외부에서 보고 들었던 문경시정과 시장으로 취임한 뒤 들여다 본 문경시정 상태가 다를 텐데. 어떤가?
: 기대감과 무거운 책임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밖에서 바라본 문경은 문경새재를 비롯한 천혜의 자연·문화 자원과 KTX 개통, 통합신공항 배후도시라는 입지적 강점을 지닌 잠재력 높은 도시였다. 취임 후 들여다 본 민생 현장은 즉각적인 해결이 필요한 과제들이 넘쳐난다. (인수위원회 점검 결과)당장 가용 재원은 38억 원에 불과하고, 예비 재원마저 상당부분 소진돼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재정 여건은 어렵지만 시민과의 약속을 미룰 수는 없다. 그래서 제1호 결재로 도시가스 TF팀을 신설했고,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해 민생 안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금이 문경의 변화를 이룰 마지막 골든타임이라 생각한다. 준비된 행정력으로 문경의 현실을 해결하며 미래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
-경북도 부지사 출신이다. 도와의 협력체계가 매우 잘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도에 요구하고 싶은 것들이 많겠지만, 가장 협조를 구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
: 그렇다. 경상북도 행정부지사로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도와의 강력한 ‘원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문경의 도약과 민생 안정을 위해 경북도의 전폭적인 협력이 시급한 분야는 크게 세 가지다. 대형 인프라 구축과 농업 대전환, 그리고 재정 지원이다. KTX 문경역세권 개발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이라는 기회를 살려 경상북도 중장기 계획에 종합물류단지 조성을 반영되도록 하겠다. 문경오미자와 감홍사과, 약돌한우, 약돌돼지 등 문경 농특산품을 K-푸드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도의 농업대전환 핵심 과제와 연계해 폭넓은 정책 예산을 이끌어내겠다. 시의 가용 재원이 매우 부족한 엄중한 상황인 만큼, 도에서 추진하는 맞춤형 공모사업 발굴부터 예산 확보까지 도와의 단단한 상생 협력을 바탕으로 문경의 숙원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풀어내겠다.
-세계정구선수권대회 개최 등 스포츠·관광 도시로서의 위상 강화는 물론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힘쓰겠다고 말씀하셨다.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지역소멸위기에서 당장 정주인구를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생활인구를 확 끌어올릴 수 있는 스포츠 관광도시 조성은 많은 지방정부의 지향점이다. 김 시장의 스포츠관광도시 구상을 듣고 싶다.
: 정주인구 확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스포츠와 관광 인프라를 결합해 ‘머무는 생활인구’를 대폭 늘리는데 주력하겠다. 국군체육부대와 연계한 전지훈련 클러스터 조성, 다목적 실내 종합체육관 건립, 산림 레포츠 육성 등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겠다. ‘2027 제18회 문경세계정구선수권대회’등 대규모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스포츠 허브로 도약시키겠다. 문경새재권 5성급 호텔·리조트 유치, 백두대간 치유형 힐링·레저 클러스터 조성 등 체류형 관광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 아울러 창업밸리와 워케이션 인프라를 연계해 스포츠·관광 소비가 골목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멸위기 솔루션 중 정말 중요한 것이 청년인구 유출 억제다. 비단 문경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청년 유입에 앞서 청년인구 유출 억제를 위한 어떤 정책을 펼 계획인가. 문경에 거주하고 있는 2030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듣고 싶다.
: 행정안전부에서 청년 담당 국장을 하면서 전국의 많은 청년들을 만나고 그들의 절박한 상황을 들으며 누구보다 청년 정책을 깊이 고민하고 전문성을 키워왔다. 문경의 청년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싶고, 비전이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기존 산업을 넘어선 신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백두대간 지리적 특성을 활용한 문경형 드론·UAM 특화단지를 조성하겠다. 그 외 문경형 창업밸리 및 워케이션 조성 등 청년 지원 플랫폼을 강화해 청년들이 꿈을 펼치고 문경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청년 친화 도시 문경을 만들겠다.
김학홍 문경시장. ⓒ 데일리안
-민생 안정 공약 중 ‘전 시민 고유가 위기대응 지원금 지급’과 ‘문경사랑상품권 발행 확대’가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추진 계획을 듣고 싶다.
: 전 시민에게 고유가 위기대응 지원금을 추석 명절 전 지급한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 우리시의 재정 상황과 조례 개정 등 행정 절차상 문제 등으로 명절 전 조기 지급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저는 ‘민생을 챙기는 것보다 우선하는 행정은 없다’는 단호하고 결단으로 정면 돌파해 추석 명절 전 지급을 계획했고, 실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문경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대폭 확대해 지역 내 소비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 시상식이나 시에서 주관하는 대회·행사 시상금 일부를 문경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있다.
일례로 올해 문경트롯가요제에서는 시상금의 40%를 문경사랑상품권으로 지급했다. 대상 상금 3000만 원 중 1000만 원을 문경사랑상품권으로 지급했다.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해 가요제의 활력이 지역 상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가요제는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드리는 동시에 행사를 통해 창출되는 소비가 지역 상권으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데 중점을 뒀다. 축제의 경제적 효과를 지역에 최대한 환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들이 침체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 즉각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의 가계 부담도 실질적으로 줄여 지역경제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지역에서는 특산물을 활용한 이른바 ‘신상’들을 내놓고 있다. 성심당과 협업한 영암군 같은 경우는 무화과를 와인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문경도 지역의 자랑 중 하나인 오미자를 활용한 ‘오미에그(OMIEGG)’를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소개 부탁드린다.
: 프리미엄 달걀 브랜드다. 오미자 부산물을 활용해 지역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도전이다. 오미자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사료 자원으로 활용해 자원의 선순환을 실현하고, 참여 농가의 소득 증대와 차별화된 지역 브랜드 육성을 목표로 추진됐다. 오미에그는 단순한 계란 생산을 넘어 문경 오미자와 농업인의 정성이 만나 탄생한 문경만의 새로운 브랜드다. 오미자 부산물을 다시 농업 현장에서 활용해 자원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다. 행정에서도 품질관리와 판로 확대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기회가 된다면 문경 특산물을 앞에 놓고, 문경 관광지에서 인터뷰도 해보고 싶다.
-시장님과의 인터뷰는 ‘이 사람의 대화에 시장을 투자하라’는 의미를 담은 [人베스트] 코너에 들어간다. 시장님께서 직접 만났던 타 지역 단체장 중 ‘이 사람과의 대화에 시간을 투자한다면 유익할 것 같다’는 분이 있다면 추천 바란다.
: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님을 적극 추천한다. 이철우 도지사님과의 인연은 2005년 경북도청 근무 시절로 올라간다. 이후 민선8기 경상북도 행정부지사로 발탁되어 3년 2개월 동안 지사님을 모시고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을 맞추었다. 이철우 지사님은 현장의 답을 찾는 탁월한 추진력과 지방소멸 극복 및 ‘지방시대’를 향한 확고한 도정 철학을 가진 지도자다.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유치와 성공적 개최, 농업 대전환, 저출생과의 전쟁 등 수많은 국가적·지역적 난제를 정면 돌파하며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행정가로서 큰 가르침을 얻었다. 중앙과 지방을 아우르는 통찰력, 그리고 지역 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혁신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는 분이다. 지방행정과 대한민국 지자체의 미래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이철우 도지사님과의 만남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끝으로 문경시민들께 한 말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심에 감사드린다. 시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기대와 성원을 잘 알고 있다. 제가 시장으로서 드리는 약속은 단 하나다. 오직 문경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현장에서 소통하고 경청하며, 발로 뛰는 시장이 되겠다. 그동안이 정치와 약속의 시간이었다면 지금은 행정과 실행의 시간이다. ‘더 나은 문경, 힘찬 문경’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과정에 시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김학홍 문경시장. ⓒ 데일리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