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천궁-Ⅱ 우크라 판매’ 주장 칼럼 공유...한국에 지원 압박?
입력 2026.09.05 07:16
수정 2026.09.05 07: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도록 한국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 해결을 위한 파병을 요구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압박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크 티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티센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 등을 위해 일했던 미 보수 진영의 외교·안보 전문가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구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보수 성향 인사로 꼽힌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자체 생산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이 칼럼에서 티센은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의 재고 물량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공급 부족을 해결하려면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M-SAM II’(천궁-Ⅱ)를 한국 정부가 자국 비축분에서 우크라이나로 매각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압박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궁-Ⅱ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공격을 정밀 요격하기 위해 대한민국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으로 2024년 전력 배치가 완전 완료됐다. 미사일·항공기를 약 15~20km 중고도에서 요격하며 8개 발사관을 탑재한 발사대 차량 4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시스템(ECS) 등으로 구성된다.
티센은 특히 한국의 대외 안보 기여 태도를 문제 삼으며 무기 양도를 한·미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작전 지원 요청을 거절한 한국에 이미 정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요격미사일을 공급해 미국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야말로 한국이 신뢰할 만한 동맹임을 입증하고 동맹 관계를 회복할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방위산업 관련 법적 제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이 전시 국가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분쟁 지역인 아랍에미리트(UAE)에 천궁-Ⅱ를 조기 납품한 사례를 들며 논리적 명분을 제공했다. 실전 배치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된 북한산 미사일을 상대로 천궁-Ⅱ의 교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한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칼럼을 공유하면서 별다른 주석을 달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자신의 국정 구상이나 기호에 부합하는 언론 보도를 골라 공유해 왔다는 점에서 방위비 증액과 호르무즈 해협 파병 거부 등을 이유로 한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우방국을 향해 연일 비판의 수위를 높여온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동맹의 역할 분담을 강하게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