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17년 만에 둘로 나뉘는 LH…173조 부채·임대 적자 분담은 ‘숙제’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9.07 07:05
수정 2026.09.07 07:05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택지개발·주택공급과 주거복지·자산비축 기능 분리

개발이익, 주택도시기금 거쳐 자산공사에 출연

공공임대 확대 속 운영손실 누적…정부 재정지원 관건

한국토지주택공사.ⓒ데일리안 DB

지난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합쳐져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7년 만에 다시 두 기관으로 분리된다.


택지개발·주택건설과 주거복지·자산비축 기능을 각각 떼어내 주택공급 효율성과 공공임대주택의 공공성을 함께 강화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조직 분리만으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173조원을 웃도는 부채와 자산을 두 기관에 어떻게 배분할지가 주된 과제로 꼽힌다.


7일 관계부처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LH 개혁안 발표를 통해 세부적인 조직개편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LH를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주택도시개발공사는 택지개발과 주택건설·공급을 맡고 주택도시자산공사는 공공임대주택 운영·관리 등 주거복지와 토지·주택 비축 업무를 담당한다.


정부는 속도전이 중요한 택지개발·주택공급과 공공성을 우선으로 하는 주거복지를 단일 기관에서 수행함에 따라 업무 효율이 저하된다고 판단해 성격이 다른 두 기능을 별도 기관으로 분리한 것으로 판단된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기능적으로 다른 두 업무를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공공임대로 인한 부채 규모가 큰 만큼, 두 기관을 분리하면 자산공사에 부채가 집중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사의 핵심은 LH가 보유한 자산과 부채의 배분이다. 지난 2009년 통합 당시에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자산 및 부채를 LH가 포괄적으로 승계했다.


반면 이번에는 한 기관의 사업과 재무구조를 두 법인에 다시 나눠야 해 셈법이 복잡하다.


특히 LH의 부채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재무부담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LH의 부채는 2023년 152조9000억원에서 2024년 160조1000억원, 지난해 173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부채비율도 217.7%에서 230.8%로 상승했다.


재무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 중 하나는 공공임대사업이다. LH의 임대주택 운영 손실은 2016년 1조1706억원에서 2024년 2조8311억원, 지난해 3조1949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동안 LH는 공공임대 손실을 택지 매각 수익을 통해 메우는 교차보전 방식을 활용했지만, 정부의 방침으로 택지 매각이 중단되고 LH 직접 시행이 실시되면서 이 같은 구조는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물론 LH를 쪼갠 뒤에도 정부는 개발공사의 이익 일부를 주택도시기금 내 별도 계정에 적립한 뒤 이를 자산공사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공공임대 공급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다만 개발공사가 직접 택지를 개발하는 방식이 매각 방식 대비 대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없고, 공사비 상승 등에 따른 수익성을 담보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정부가 공공임대 공급을 확대할 계획인 만큼 자산공사의 운영 손실은 계속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 개발이익 충분하지 않으면 정부 출자나 추가 차입 없이는 주거복지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쉽지 않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LH가 그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공공임대를 공급하는 방식의 교차보전이 정부의 부담을 더는 방식으로 주거복지를 지원하는 역할이 있다”며 “단순히 조직을 분리하는 것만으로는 주거복지 기능을 강화하고 주택공급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적자가 나는 분야는 임대주택 사업”이라며 “기능적으로 조직을 나누면 임대사업의 공공성을 강조할 수 있는 만큼 정부에도 재정적인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명분도 강해질 수 있지 않겠나”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금융비용과 공사원가 등이 높아지면서 택지개발의 수익성을 담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