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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조선소까지…정부, 제조 AI 전환에 6451억 투입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9.05 06:00
수정 2026.09.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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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공 노하우까지 AI 학습…제조데이터·AI팩토리 구축

삼성 2030년 AI 자율공장…현대차 SDF·조선은 AI 용접

지원 사업장 생산성 30%↑…협력사 확산·데이터 보호 관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스마트 조선소 이미지. 한화오션은 생산 현장에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을 적용해 2030년까지 실내 용접 완전 자동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

내년 제조업 현장을 바꿀 숫자 하나가 있다. 6451억원.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편성한 핵심 제조 AI 사업 4개의 예산을 합한 규모다. 풀스택 AI팩토리·제조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1200억원, 숙련공의 노하우를 AI 데이터로 바꾸는 '제조 암묵지' 사업에 2900억원, 국가 제조데이터 라이브러리 구축에 1158억원, 제조업 AI 전환(M.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 생태계 구축에 1193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M.AX·메가프로젝트 관련 예산은 올해 1조6309억원에서 내년 3조7261억원으로 128.5% 늘어난다. 정부가 지난 6월 공개한 '제조AI 2030 전략'이 큰 그림이다. 제조 암묵지와 제조데이터를 확보해 제조 AI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AI팩토리와 산업단지로 확산하는 구조다.

숙련공 노하우까지 AI로…삼성·현대차는 이미 움직인다

산업통상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 480억원을 투입해 '제조 암묵지 기반 AI모델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30개 공정을 대상으로 제조기업과 AI기업이 숙련공의 비정형 데이터를 확보·정제하고 AI 모델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내년 제조 암묵지 활용 AI솔루션 개발에 2900억원을 편성했다.


기존 스마트공장이 설비 자동화와 개별 공정의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제조 AI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숙련공의 노하우를 AI가 학습해 실제 생산 의사결정에 활용한다. 이를 토대로 여러 제조 공정에 활용할 수 있는 제조업 특화 기반 AI인 '제조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궁극적으로 설계부터 생산·품질관리·물류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팩토리'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공장을 'AI 자율공장(AI Driven Factory)'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재 입고부터 생산·출하까지 전 공정에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활용하고 품질·생산·물류를 담당하는 AI 에이전트를 적용한다.


현대차그룹도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자율이동로봇(AMR)이 부품을 공급하고 주차로봇이 완성차를 이송한다. 로봇을 실제 공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검증하는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는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2028년 HMGMA의 부품 서열 작업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조립 등 복잡한 공정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정부가 노리는 것은 이 같은 변화가 대기업에 그치지 않고 중견·중소 협력사까지 퍼지는 것이다. 산업부가 AI팩토리 사업으로 지원한 약 170개 사업장 가운데 성과가 확인된 42곳을 조사한 결과 생산성은 평균 30.1% 높아지고 불량률은 15.5% 낮아졌다. 반도체 소재·부품업체 신한다이아몬드는 AI 자동검사로 품질검사 시간을 33% 줄였다. 정부는 2030년까지 AI팩토리를 500개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현장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이 작업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조선소 용접까지 AI가 학습…협력사 확산·데이터 보호 관건

숙련인력 의존도가 높은 조선업에서는 변화가 더욱 선명하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에서 베테랑 용접공의 작업 방식을 데이터로 기록해 AI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 실내 용접 작업의 67%에 AI가 적용돼 있으며 2030년까지 실내 용접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표면처리·도장 공정도 같은 해까지 AI 적용률을 50%로 높일 계획이다.


정부도 지난 5월 'K-조선 미래비전'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약 1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24시간 자율운영이 가능한 AI 조선소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설계에는 디지털 트윈, 생산에는 AI와 로봇을 결합한 피지컬 AI, 운영에는 최적화 플랫폼을 적용해 공정별 생산성을 최대 50%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제조 AI 확산의 열쇠는 데이터다. 공정 조건과 설비 운영, 품질·수율 정보 등은 핵심 학습자료인 동시에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 영업비밀이다. 정부는 제조데이터를 표준화·암호화·비식별화하고 외부와 차단된 환경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기업의 핵심 기술을 어떻게 보호할지가 제조 AI 확산의 관건이다.


중국은 'AI+제조'를 내걸고 2027년까지 1000개의 고수준 산업 AI 에이전트와 100개의 고품질 산업 데이터셋, 500개의 대표적인 AI 적용 시나리오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제조업의 경쟁 기준도 설비를 얼마나 자동화했느냐를 넘어 현장의 데이터와 숙련 노하우를 얼마나 빠르게 AI의 자산으로 전환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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