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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과세④] 해외는 손실 이월…한국, 1억 잃어도 ‘세금’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9.04 15:02
수정 2026.09.0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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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손실 다음 해로 이월

독일은 1년 보유 시 비과세

‘최고 55%’ 일본도 20% 분리과세·손실 3년 이월 추진

한국은 가상자산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길 수 없어 누적 손실 상태에서도 세금을 내야 하는 반면, 주요국은 손실 이월이나 장기보유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1300만 코인족이 맞닥뜨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넉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부터 기본공제 250만원을 넘는 투자소득에 22%의 세금이 부과되지만, 손실 반영과 스테이킹·에어드롭 등의 세부 기준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세 차례 미뤄진 코인 과세의 쟁점과 향방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미국에서는 코인 투자로 본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길 수 있고, 독일에서는 1년 넘게 보유하면 매매차익에 세금이 붙지 않는다.


일본도 최고 55% 안팎에 달하는 종합과세에서 벗어나 특정 가상자산에 20% 분리과세를 적용하고 손실을 3년간 이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반면 한국은 내년부터 가상자산으로 번 돈에 22%의 세금을 매기면서도 이전 연도에 발생한 손실은 세금 계산에 반영하지 않는다. 장기간 보유하더라도 별다른 혜택이 없다.


이처럼 국가별 가상자산 과세 부담을 비교하려면 세율뿐 아니라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길 수 있는지, 다른 투자자산의 손익과 합산할 수 있는지, 장기보유 혜택이 있는지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


1억원 잃고 1000만원 벌어도 세금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국은 가상자산을 자본이득이나 사적 양도거래로 분류하고 손실 이월이나 장기보유 비과세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27년 1월부터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연간 소득 가운데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세금을 부과한다. 세율은 20%로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22%다.


같은 해 여러 가상자산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은 합산할 수 있지만, 남은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기는 결손금 이월공제는 허용되지 않는다.


가상자산 손실을 주식이나 펀드 등 다른 자산에서 발생한 과세 대상 투자이익과 합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2027년 가상자산 투자로 1억원을 잃은 뒤 2028년 1000만원을 벌더라도 2년간 누적 손실은 여전히 9000만원이다.


하지만 세금은 연도별로 따로 계산한다.


이에 따라 2028년 이익 1000만원에서 기본공제액 250만원을 뺀 750만원에 대해 165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전체 투자 기간으로 보면 큰 손실을 입었는데도 손실을 일부 회복한 해에는 세금까지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미국이라면 이월 손실로 세금 ‘0원’


미국은 가상자산을 통화가 아닌 재산으로 보고 주식과 동일한 자본손익 체계에서 과세한다.


보유 기간이 1년 이하인 경우 일반소득세율을 적용하고, 1년을 초과하면 소득 수준에 따라 0%, 15%, 20%의 장기 자본이득세율을 매긴다.


장기 투자자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가상자산 투자 손실은 주식 등 다른 자산에서 발생한 자본이득과 상계할 수 있다.


손실이 이익보다 크면 연간 최대 3000달러를 일반소득에서 공제하고, 남은 금액은 이후 연도로 이월할 수 있다.


앞선 사례를 미국 제도에 단순 적용하면 2027년 발생한 1억원의 손실 가운데 공제하고 남은 금액을 2028년으로 넘겨 그해 얻은 1000만원의 이익과 상계할 수 있다.


환율과 다른 자본손익 등을 고려하지 않으면 이월된 손실이 이익보다 커 가상자산 매매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은 없다.


상계한 뒤에도 손실이 남으면 다시 다음 연도로 넘길 수 있다.


영국 역시 개인이 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가상자산을 처분해 얻은 이익을 자본이득으로 분류한다.


2026∼2027 과세연도에는 연간 3000파운드를 공제한 뒤 소득 구간에 따라 18% 또는 24%의 세율을 적용한다.


최고세율은 한국보다 높지만 가상자산 손실을 주식 등 다른 자산의 자본이득과 상계할 수 있다.


해당 과세연도에 공제하지 못한 손실은 이후 연도로 이월할 수 있어 실제 세 부담은 개별 투자자의 누적 손익에 따라 달라진다.


독일은 1년 보유하면 비과세


독일은 가상자산을 얼마나 오래 보유했는지에 따라 과세 여부가 갈린다.


개인이 가상자산을 매수한 뒤 1년 안에 처분하면 사적 양도거래로 보고 소득세를 부과하지만, 1년을 넘겨 매도하면 원칙적으로 과세하지 않는다.


보유 기간이 1년 이내라도 연간 사적 양도거래 이익이 1000유로 미만이면 세금이 붙지 않는다.


다만 1000유로는 과세 대상 이익에서 빼주는 공제액이 아니라, 이를 넘으면 전체 이익에 세금이 부과되는 면세한도다.


손실을 급여 등 일반소득에서 공제할 수는 없지만 다른 사적 양도거래 이익과 상계할 수 있다.


상계하지 못한 손실은 직전 과세연도나 이후 과세연도로 넘겨 사적 양도거래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보다 가상자산 세 부담이 큰 대표적인 국가로 꼽혀 온 일본도 과세체계 개편에 나섰다.


현재 일본은 가상자산 매매이익을 원칙적으로 잡소득으로 분류해 급여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한다.


소득세와 주민세 등을 더한 최고세율은 55% 안팎에 달하지만, 손실은 급여소득과 상계하거나 다음 해로 넘길 수 없다.


이에 일본은 2026년도 세법 개정을 통해 일정한 ‘특정암호자산’의 양도소득에 20% 분리과세를 적용하고, 상계하지 못한 손실을 이후 3년간 이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새 과세체계의 적용 시점은 개정 금융상품거래법 시행과 연동된다.


새 제도가 시행되면 한국과 일본의 가상자산 세율은 20%대 초반으로 비슷해진다.


다만 일본은 손실을 3년간 이월할 수 있지만 한국은 손실이 발생한 해에 상계하지 못하면 이듬해 세금 계산에 반영할 수 없다는 차이가 있다.


“실제로 번 만큼 세금 내도록 해야”


결국 한국 가상자산 과세체계의 부담은 22%라는 숫자에만 있지 않다.


미국과 영국은 손실을 다른 자본이득과 합치고 남은 금액을 다음 해로 넘긴다.


독일은 1년 이상 보유하면 비과세하며 일본도 손실 이월공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손익통산과 결손금 이월공제, 장기보유 혜택 등이 모두 빠져 있어 국내 투자자들이 과도하다고 느낄 만한 부분이 많다”며 “국내 다른 투자자산과 비교해도 불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결손금 이월공제와 손익통산 확대는 큰 틀에서 이익을 본 만큼 세금을 내도록 하자는 같은 취지”라며 “어떤 방식으로 조문에 담을지는 입법의 문제지만 실제로 이익을 얻은 만큼만 세금을 내도록 과세체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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