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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과세③] 시행은 코앞인데…소득 분류는 ‘엉망’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9.03 16:38
수정 2026.09.03 16:40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스테이킹은 이자·배당, 에어드롭은 소득·증여 불명확

“기타소득으로 한데 묶지 말고 거래 실질 따라 분류해야”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양도·대여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일괄 분류한 현행 체계를 거래의 경제적 실질에 맞게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1300만 코인족이 맞닥뜨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넉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부터 기본공제 250만원을 넘는 투자소득에 22%의 세금이 부과되지만, 손실 반영과 스테이킹·에어드롭 등의 세부 기준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세 차례 미뤄진 코인 과세의 쟁점과 향방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가상자산 거래는 단순 매매를 넘어 스테이킹과 렌딩, 유동성 공급, 에어드롭 등으로 다양해졌지만 세법은 여전히 양도와 대여에 머물러 있다.


코인을 빌려주고 받은 보상은 이자와 성격이 비슷하지만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스테이킹과 에어드롭에 어떤 세금을 매길지도 명확하지 않아 내년 과세 시행에 앞서 거래 특성에 맞게 과세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에서 박종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소득세법이 다양한 가상자산 거래의 경제적 실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거래 유형에 맞춰 소득을 분류하고 과세 시점과 적용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도·대여로 담기 어려운 코인 거래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한다.


비트코인 등을 사고팔거나 다른 가상자산과 교환하는 행위는 자산을 처분한다는 점에서 양도로 볼 수 있다.


코인을 빌려주고 대가를 받는 전형적인 렌딩도 대여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채굴과 스테이킹, 유동성 공급, 에어드롭, 하드포크는 양도와 대여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는지 명확한 과세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채굴은 반복성과 사업성에 따라 사업소득이나 기타소득으로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렌딩과 예치 보상은 이자와 유사하지만 원본이 가격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이고 원금 손실 위험도 있어 일반적인 이자소득과 차이가 있다.


스테이킹과 유동성 공급은 자산 제공과 보상 수령, 새로운 토큰 취득 등이 결합된 복합 거래다.


유동성 스테이킹이나 유동성 공급처럼 별도의 토큰을 받는 거래도 있어 이를 일률적으로 대여로 처리하면 자산의 처분 여부와 보상소득의 성격을 구분하기 어렵다.


에어드롭과 하드포크로 무상 취득한 코인 역시 소득세와 증여세 가운데 무엇을 적용해야 하는지 기준이 필요하다.


스테이블코인과 대체불가능토큰(NFT), 토큰증권 등 성격이 다른 자산을 모두 가상자산이라는 이유로 같은 방식으로 과세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지급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결제할 때마다 자산을 양도한 것으로 볼지 따져봐야 한다.


NFT도 수집품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수단인지 투자자산인지에 따라 경제적 성격이 달라진다.


박 교수는 “가상자산이라는 명칭이 아니라 자산이 나타내는 권리 구조와 경제적 기능, 거래 목적에 따른 분류 기준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과세 공백이나 중복 규율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타소득 분류부터 다시 짜야”


이에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한 출발점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갑순 동국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2020년 12월 관련 규정을 신설할 당시 정부가 세법 개정안 설명에서 밝힌 논리가 있다”며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가 가상자산을 무형자산으로 분류했고, 우리 세법은 상표권 등 무형자산의 양도·대여 대가를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고 있어 가상자산 소득도 기타소득으로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표권은 법적으로 보호되는 배타적 권리로 처분이 일시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반복적으로 거래돼 경제적 실질이 다르다.


김 교수는 “가장 먼저 손봐야 할 부분은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지 않는 기타소득 분류”라며 가상자산의 통제권과 거래 구조를 기준으로 소득의 성격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타소득으로 일괄 분류하는 현행 체계의 대안으로는 ‘가상자산투자소득세(가칭)’가 제시됐다.


가상자산 관련 소득을 하나의 새로운 소득으로 묶는 대신 거래의 경제적 실질에 따라 현행 소득세 체계에 각각 배분하는 방식이다.


매매·교환으로 발생한 이익은 양도소득, 렌딩·예치 보상은 이자소득, 사업적으로 이뤄진 채굴은 사업소득으로 분류한다.


스테이킹과 유동성 공급처럼 여러 성격이 섞인 거래는 구성 요소별로 소득을 나누고 과세 시점과 평가 기준도 법령에 명확히 담아야 한다고 봤다.


박 교수는 “가상자산 관련 소득을 하나의 소득 종류로 통합하기보다 각 거래 유형의 경제적 실질에 따라 이자·배당·사업·양도·기타소득에 각각 배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정비 없이 양도와 대여에 한정된 기타소득 과세를 시행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소득 구분과 과세 절차 전반에 관한 입법적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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