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인중개사 전세사기 피해 책임 인정…"최대 70% 배상"
입력 2026.09.04 11:52
수정 2026.09.04 11:52
건물 가액 및 선순위 임차보증금 등 정보 잘못 알려
法 "공인중개사, 더 높은 수준 선관·설명의무 인정"
"의무 명시적 인정하고 임차인 두텁게 보호한 사안"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전세사기 피해 사건에서 공인중개사가 부동산의 현황과 권리관계 등을 제대로 확인·설명하지 않았다면 피해액의 60~70%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3부(부장판사 맹준영)는 지난달 31일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들이 공인중개사와 부동산중개법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2건에서 각각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두 사건에서 공인중개사의 책임 비율을 각 70%, 60%로 인정해 임차인에게 각 8400만원, 1억80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했다. 부동산중개법인 등 나머지 피고인의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첫 사건에 등장하는 공인중개사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관광호텔 건물을 임차인에게 소개하며 위조된 서류를 제공했다.
이 건물은 원 소유자가 자산신탁회사에 신탁한 상황이었고, 신탁부동산의 임대차가 이뤄질 때는 수탁자의 동의가 있어야 임차인이 대항력을 가진다.
임차인 대항력이란 부동산 소유자가 바뀌더라도 새 소유자에게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는 힘이다.
공인중개사는 수탁자의 동의가 있었다는 서류가 위조됐음에도 진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임차인에게 그대로 제공했다.
결국 임차인이 대항력을 얻지 못해 전세보증금 1억2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봤다.
두 번째 사건에선 공인중개사가 임차인에게 관악구 소재 다가구주택을 소개하며 건물 가액과 선순위 임차보증금 등 중요한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알렸다.
이 주택은 이후 경매로 넘어갔고 임차인은 배당을 전혀 받지 못해 전세보증금 1억8000만원을 고스란히 잃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판결들은 부동산 임대차계약 체결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는 공인중개사가 임차인에게 부동산 현황과 권리관계에 대해 보다 높은 수준의 선관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설명의무를 부담함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임차인을 두텁게 보호한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