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전 비서실장, 재차 보석 청구…관저 예산 불법전용 혐의
입력 2026.09.04 14:48
수정 2026.09.04 14:49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도 최근 보석 신청
"계속 신병 확보 필요성 있는지 다시 살펴볼 필요"
특검 "범행 가담 정도 축소하고 책임 회피하고 있어"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관저 이전 과정에서 예산을 목적과 다르게 집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다시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비서실장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이정엽 부장판사)에 보석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앞서 한 차례 보석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지난 7월13일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같은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도 최근 보석을 신청했으며, 이날 법원에서 보석 심문이 진행됐다.
윤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이날 심문에서 윤 전 비서관에게 도주하거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윤 전 비서관의 구체적인 관여 정도와 사건에서 맡은 역할 등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계속 신병을 확보해둘 필요성이 있는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연루됐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은 2022년 7월21일 청사관리본부장에게 대통령 비서실의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며 "기획재정부의 예산 승인 과정에서 피고인이 다른 피고인들과 공모해 담당 공무원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 역시 다른 증인들의 진술에 비춰보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반면 종합특검팀은 윤 전 비서관이 범행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음에도 자신의 관여 정도를 축소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보석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범행을 완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가담 정도를 축소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보석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전 비서관은 최후 발언에서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하시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 전 비서관과 김 전 비서실장은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자격 업체 21그램에 공사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관저 이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행정안전부 예산 20억9000만원을 다른 용도로 전용해 집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관저 이전 사업 예산 중 내부 인테리어 비용으로 책정된 금액은 14억4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공사를 맡은 21그램은 약 41억2000만원 규모의 인테리어 공사비 견적을 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편성된 예산을 크게 웃도는 견적이 제출됐음에도 대통령실이 별도의 검증이나 비용 조정 절차 없이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특검은 파악했다.
법원은 앞서 지난 5월 김 전 비서실장과 윤 전 비서관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