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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식약처 청탁 논란에 구정물 튈라"…제약바이오 신뢰 타격 우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9.03 16:14
수정 2026.09.0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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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넨셀 '코로나 치료제' 임상 IND 개입 의혹

자금 조달 한파 속 나쁜 선입견 생길까 우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청탁' 논란이 업계 신뢰에 또 한 번 흠집을 낼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약 바이오 업계 내부적으로 커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산 신약을 둘러싼 악재가 잇따르며 업계 자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가라앉은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장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


3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21년 바이오텍 제넨셀의 경구용 코로나19 신약 후보물질 'ES16001'이 식약처로부터 후기 임상을 허가받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단순 민원 전달이었다"며 논란을 부하고 있지만, 그는 2024년 12월 관련 건으로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되지만 공소 제기를 미루는 처분이다.


제넨셀은 2021년 9월 식약처에 'ES16001’의 임상 2/3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이때 제넨셀은 계획서에 인도에서 진행한 임상 2상 데이터를 통해 ‘탐색적 유효성’을 확보했다고 기재했다. 서류를 받아본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인도 임상 데이터 등 14개 항목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통상 신약 개발은 특정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전임상 실험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 받는다. 이후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1~3상 시험을 진행해 추가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 받는 방식이다. 일련의 데이터를 통해 품목허가를 받은 뒤에나 상용화가 가능하다.


식약처의 임상 허가가 늦어질 것을 우려한 제넨셀은 브로커를 통해 김 후보자에게 연락했다. 이후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에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을 언급하며 “생약제제과, 임상제도과, 통계분석팀 3군데에서 업무분장이 되어 있답니다”라며 “담당 실무자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식약처에서 제넨셀의 'ES16001’에 대한 임상 2/3상 시험이 승인된 건 그로부터 14일 뒤다. 제넨셀은 식약처의 2/3상 IND 승인을 발판 삼아 글로벌 5개국에서 다국가 임상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환자 모집에 실패하면서 임상 시험을 2/3상에서 단일 2상으로 축소했다. 그러다 올해 관련된 임상 시험 자체가 완전히 중단된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법원은 김 후보자가 신속 처리를 부탁한 사실만으로 부정 청탁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에게 관련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한 제약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실무진 관점에서 불리한 안전성 데이터를 은폐한 상태로 임상 결과에 대한 최종 승인까지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결과물을 잘 포장했다고 근거 자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후 확인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제넨셀에 투자했던 투자사들은 막대한 피해를 봤다. 실제로 재무적투자자(SI) 중 하나였던 세종메디칼은 지난해 장부에 반영되는 제넨셀 지분의 가치를 63억원에서 ‘0원’으로 전량 손실 처리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본업까지 꺾이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제약 바이오 업계가 우려하는 건 이 같은 나쁜 선례가 남기는 선입견이다. 신약 개발이 자본시장을 속이는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신호다. 이미 제약바이오 업계는 여러 차례 홍역을 치러왔다. 내부 경영진이 미공개 임상 데이터로 주식을 불법 매도해 차익을 챙겼던 신라젠 사례가 대표적이다.


피해는 엉뚱한 곳으로 번졌다. 신약 개발에 매진하는 정상적인 바이오텍까지 같은 의혹을 사면서다. 위험 부담이 큰 산업이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복수의 제약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이쪽 분야는 투자를 검증해 줄 심사역도 마땅치 않아 주식 시장이 아니면 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다”며 “그런 와중에 산업에 뛰어드는 일부 경영진들은 기술이 어렵고 신약 개발 과정도 오래 걸리는 만큼 눈속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례들이 진짜 신약을 개발하려고 애쓰는 벤처 회사들의 자금줄을 끊어놓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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