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도 지켜야 한다"…SK하이닉스가 자사주 택한 이유
입력 2026.09.03 13:44
수정 2026.09.03 13:45
임단협 재교섭 앞두고 소통 행사…“지속가능 보상체계 필요”
영업이익 10% PS 유지…성과급 일부 자사주 지급 추진
경영진 “구성원 성과와 보상, 사회에서 인정받도록 할 것”
ⓒ연합뉴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주역으로 올라선 SK하이닉스 성과급의 ‘규모’를 넘어 ‘지속가능성’을 새로운 화두로 제시했다.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생산직 노조 투표에서 부결되며 재교섭을 앞둔 가운데 회사는 구성원 보상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외부 이해관계자의 시선을 함께 고려한 보상체계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일 분당캠퍼스에서 사내 소통 행사 ‘함께하는 더(THE) 소통’을 열고 전 사업장에 생중계했다. 기술사무직 노조의 잠정합의안 가결과 생산직 노조의 25표 차 부결로 복합적인 노사 상황에 놓인 만큼 재교섭에 앞서 부결된 임단협 잠정합의안의 취지와 배경을 구성원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번 잠정합의안의 핵심은 기존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지급하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보상체계 변화 등을 고려해 현금 중심의 성과급 구조에 변화를 주겠다는 취지다.
이날 경영진이 강조한 것은 단순히 성과급을 얼마나 지급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회사가 창출한 성과를 구성원과 공유하는 보상체계가 장기적으로 유지되려면 외부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질문에도 설명할 수 있는 명분과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성과급 규모와 지급 방식에 대한 외부의 관심이 커진 만큼 주주와 시장 등 이해관계자의 시각까지 고려해 보상체계를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단에 선 진보건 기업문화 부문장은 이날 자사주 연동 성과급을 추진한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진 부문장은 “성과급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가져가기 위해 고민이 필요했다”며 “가장 큰 이해관계자인 주주와 구성원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음을 고려해 주식 지급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구성원의 성과와 보상이 사회에서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회사는 구성원을 보호하고 불이익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잠정합의안 마련 과정에서 노사 양측의 고민도 적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영업이익 10% PS라는 기존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 가치, 사회적 시선까지 함께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재교섭을 앞두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노사가 함께 논의하고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노동조합의 결단과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이후에도 노사 간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작년 큰 틀에서 합의를 이끌어냈고, 세세한 부분을 구성원과 함께 고민하겠다”며 “같이 더 좋은 미래를 만들고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인 만큼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프라이드를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소통 행사는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을 넘어 향후 보상체계를 어떤 방식으로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재교섭을 앞둔 노사가 기존 PS 원칙과 구성원 보상, 주주 가치, 사회적 수용성 사이에서 어떤 접점을 찾을지 관심이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