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법' 가르치기도 민망한 문건"…검찰 폐지 앞두고 '허리급' 검사들 줄사직
입력 2026.09.02 16:53
수정 2026.09.02 16:53
이승주 검사 "사필귀정…선한 의지 가진 사람들 뜻 모으면 올바른 길 가게 될 것"
박향철 검사 "수사는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여러모로 마음 무겁다"
검찰. ⓒ뉴시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둔 상황에서 허리급 검사들의 이탈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승주(사법연수원 41기)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 부부장검사는 지난달 24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 글을 게시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형사법 전공 조교수로 임용된 이 검사는 "로스쿨 학생들에게 '이것이 법이다'라고 가르치기도 민망한 문건이 한 나라의 기본법 중 하나로 입법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겁다"고 적었다.
이어 "사필귀정이라 했듯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내외로 뜻을 모으고 최선을 다하면 올바른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간 대한민국 공직자로 검사로 근무할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고 부연했다.
이 검사는 법무부 검찰과, 서울중앙지검 등을 거쳤으며 지난해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파견 근무했다.
박향철(36기)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검사도 사직 글에서 "검사 일은 수사를 통해 실체 진실을 밝히는 것이고 그렇기에 수사는 '권한'이 아니라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했다"며 "그 무거웠던 책임과 의무를 내려놓게 됐는데 마냥 홀가분하지는 않아 여러모로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박 검사는 내란특검팀 파견,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장, 대검찰청 공판2과장 등을 지냈다.
정현주(36기) 부산지검 검사는 "한 달 남짓 후면 검찰청이라는 이름은 사라지겠지만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도 묵묵히 사건을 고민하고 관계자를 조사하고 민원인을 응대하는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분들이라 믿는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