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황의조 수사정보 유출' 경찰 실형 파기환송…"증거 부족"
입력 2026.09.01 17:40
수정 2026.09.01 17:41
직접증거 없이 1심 뒤집은 2심…대법 "추가 증거조사 필요"
"새 증거 없이 1심 판단 뒤집어선 안 돼"…대법, 실형 파기
대법 "간접증거만으로 유죄 인정하려면 압도적 증명 필요"
축구선수 황의조. ⓒ연합뉴스
축구선수 황의조(34·튀르키예 알라니아스포르)씨의 수사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경찰관 사건이 대법원의 판단으로 다시 심리하게 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근 경감 조모씨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사건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조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근무하던 2024년 1월 지인인 변호사 A씨에게 황씨 관련 수사 정보를 알려준 혐의로 같은 해 7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조씨가 A씨에게 전달한 정보가 이후 브로커 B씨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황씨 측은 브로커가 수사 무마를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면서 압수수색 장소와 시점 등을 언급했다고 주장했고, 이를 계기로 경찰 내부 정보 유출 경위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1심은 조씨가 수사 정보를 실제로 누설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확보된 간접증거만으로는 범행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에게 정보를 유출할 만한 뚜렷한 동기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1심 결론을 뒤집고 조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은 조씨와 A씨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조씨가 정보를 전달할 동기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고, 압수수색 정보가 외부로 흘러나간 시점 전후로 관련자들의 통화 내역 등이 확인되는 점을 근거로 유죄를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항소심이 1심의 사실인정 판단을 뒤집은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항소심이 심증 형성에 영향을 줄 만한 새로운 객관적 사정이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1심의 판단을 사후심적으로 변경하려면 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됐거나 사실인정 과정이 경험칙에 어긋나는 등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1심의 사실인정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간접증거를 근거로 유죄를 인정할 경우에도 피고인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다른 가능성을 압도하는 증명이 필요하다는 기존 법리도 재확인했다.
대법원은 조씨가 압수수색 관련 정보를 유출했다는 직접증거가 전혀 없고, 관련자들 역시 정보가 누설되거나 전달된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원심은 곧바로 1심 판단을 뒤집을 것이 아니라 A씨와 B씨를 다시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는 등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거친 뒤 관련 법리에 따라 피고인이 실제로 정보를 누설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를 신중히 판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항소심이 추가 증거조사 없이 공판기일을 한 차례만 열어 심리를 마친 뒤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어 유죄를 선고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원칙, 항소심의 심리 및 재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황씨는 지난해 9월 불법촬영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