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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옥죈 정부…대기업 사내대출로 번진 또 ‘규제의 역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8.31 16:59
수정 2026.08.3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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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내일부터 주택 매매 최대 5억원·연 1.5% 지원

금융권엔 DSR·LTV 규제…“사내대출 기업 자율관리”

“시장 개입 거듭해 논리 꼬여…규제 원칙 일관돼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와 집값을 잡겠다며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을 강하게 규제하면서도 기업의 사내 주택대출에는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처럼 주택 수요를 대출로 통제하겠다는 정부가 정작 같은 목적의 사내대출에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기업 자율에 맡겨두면서,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오히려 규제의 빈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금융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일(9월1일)부터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거안정 지원 대출 신청을 받는다.


주택을 매매할 경우 최대 5억원, 임차할 경우 최대 3억원을 연 1.5%의 개인 부담 금리로 지원한다.


대상 주택은 25억원 이하이며 수도권과 광역시는 전용면적 85㎡ 이하로 제한된다.


정부가 금융권 주택대출에 적용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은 사내대출에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대출과 기업이 복지 차원에서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사내대출은 성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임직원 복지 차원에서 제공되는 만큼 금융회사 건전성과 차주의 상환능력을 고려해 공적인 규제를 적용하는 금융권 가계대출과는 다르다는 판단이다.


다만 고액 사내대출이 금융권 대출과 합쳐질 경우 차주의 상환능력 범위에서 돈을 빌려야 한다는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는 제기됐다.


그럼에도 금융위는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기업의 자율관리를 택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사내대출에 대해 가계대출 규제를 직접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며 1순위 근저당권 설정과 원리금 분할상환, 다주택자 취급 제한, 고가주택·주택 면적 제한 등을 기업이 자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선순위 근저당을 잡기 때문에 해당 주택에는 이미 대출이 설정된 것으로 보고 은행들이 그 금액만큼을 차감해 대출하게 된다”며 “삼성전자에서 5억원을 받고 은행에서도 많은 금액을 추가로 빌리는 구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당국 차원에서 추가적인 규제를 현재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사내대출이 정부 정책을 비켜가면서 같은 주택 구입 자금을 놓고 일관성 문제도 불거진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사내 주택대출과 관련해 “공익을 위해 일정 부분 규제가 필요하다”면서도 “마음 같아서는 (규제)하고 싶지만 자본주의 체계상 한계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당국 내부에서도 사내대출 규제 필요성을 둘러싼 고민은 있었으나, 기업이 노사 합의를 통해 임직원에게 제공되는 복지까지 정부가 통제하기는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 듯하다.


시장에서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금융권을 통한 개인의 주택자금 조달에는 정부가 광범위하게 개입하면서 사내대출은 자율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내대출에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그보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의 목적과 원칙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에 자꾸 손을 대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진다”며 “규제를 한다면 무엇 때문에 하는 것인지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논리대로) 가계대출 총량을 줄이는 게 목적이라면 사내대출도 가계대출이기 때문에 막아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또 “시장에 계속 손을 대다 보니 규제의 논리가 꼬이고 모순이 생기는 것”이라며 “목적과 원칙을 명확히 하고 이를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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