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원자로 자른다…케이엔알시스템, 원전해체 로봇 개발
입력 2026.08.31 09:29
수정 2026.08.31 09:30
원자로 내부 구조물 절단·인양·이송 원격 수행…9월 실증 투입
7자유도·가반하중 400kg 양팔로봇 적용…중수로 해체 기술 자립 기대
원전 수직해체 양팔 로봇.ⓒ케이엔알시스템
케이엔알시스템이 중수로 원전의 핵심 구조물을 원격으로 절단하고 해체할 수 있는 로봇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중수로(PHWR) 방사화구조물 절단 플랫폼 개발을 최근 마치고 오는 9월 최종 납품에 들어간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시스템은 지난 1월 약 28억원 규모로 수주한 정부 발주 중수로 해체 실증사업의 결과물이다. 개발 기간은 약 7개월이다. 납품된 시스템은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KRID) 경주 분원의 중수로해체기술원에 설치돼 중수로 해체 실증에 활용될 예정이다.
중수로는 경수로보다 내부 구조가 복잡하고 방사능 오염도가 높아 해체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상용 중수로의 핵심 구조물인 칼란드리아를 대상으로 원격 절단과 해체를 수행하는 로봇시스템의 실증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케이엔알시스템이 개발한 시스템은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원자로 내부에서 칼란드리아와 부속 구조물을 원격으로 해체하도록 설계됐다.
전체 시스템은 원자로 내부 구조물을 정밀 절단·인출하는 수평해체시스템, 대형 구조물 해체와 방사성 폐기물 이송을 담당하는 수직해체시스템, 해체물을 옮기는 중량물 인양시스템, 칼란드리아 주변 구조물을 해체하는 Vault 구조물 해체시스템 등 4개 체계로 구성된다.
핵심 장비인 고하중 양팔로봇은 한 팔당 7자유도로 설계됐다. 높이는 약 2.4m, 작업반경은 2.5m이며 한 팔 기준 최대 400kg의 하중을 다룰 수 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대형 구조물을 다루면서도 사람의 동작과 유사한 정밀 작업이 가능하도록 슈퍼휴머노이드 설계 개념을 적용했다.
원전 수직해체 양팔 로봇.ⓒ케이엔알시스템
구동 방식에는 회사가 25년간 개발해온 유압 정밀제어 기술이 활용됐다. 유압 구동은 전동모터 방식보다 부피 대비 높은 힘을 낼 수 있고 전자부품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 방사선과 고온, 분진 등 극한환경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스마트 유압제어와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기술도 적용했다. 방진·방수·내열·내진·내방사선 설계를 반영했으며 수중에서도 원격 정밀제어가 가능하도록 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번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원전 해체 사업과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고리 1호기를 비롯한 경수로 방사선관리구역 해체와 월성 1호기 등 중수로 해체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캐나다와 아르헨티나, 루마니아, 중국, 인도 등 중수로 운영 국가의 원전 해체 시장도 겨냥한다.
원전 해체는 영구정지와 해체계획 승인, 사용후핵연료 반출, 방사성 계통·구조물 철거, 부지 복원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번 시스템은 이 가운데 난도가 높은 방사성 구조물 철거 단계에 활용되는 장비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원전해체 로봇을 국내 기술로 약 7개월 만에 완성한 것은 로봇 설계 기술이 고난도 현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번 실증을 발판으로 국내외 원전 해체 로봇 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외에도 고중량 작업용 슈퍼휴머노이드와 1톤급 사족보행 로봇 등 극한환경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