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꿈을 쫓아(逐夢)… SF9이 '터내시티'로 답한 지난 10년과 미래[D:PICK]
입력 2026.08.28 06:58
수정 2026.08.28 06:58
10월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 ‘축몽’ 개최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가요계에서 한 팀이 10년간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데뷔 10주년은 그동안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고 대표곡과 팬들과의 추억을 되짚기 좋은 시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SF9은 지난 10년의 시간을 훈장으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쪽을 택했다.
지난 26일 발매된 정규 2집 ‘터내시티’(TENACITY)는 데뷔 ‘텐’(TEN·10)주년이라는 의미와 ‘끈기와 집념, 불굴의 의지’라는 뜻을 함께 품은 앨범으로, SF9이 지나온 시간과 현재, 그리고 다음을 향한 의지를 담아냈다. 이번 앨범은 군 복무 중인 주호와 유태양을 제외한 영빈, 인성, 재윤, 다원, 휘영, 찬희 6명이 활동한다.
2016년 데뷔 싱글 ‘필링 센세이션’(Feeling Sensation)으로 출발한 SF9은 FNC엔터테인먼트가 처음 선보인 보이그룹이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 등 밴드를 중심으로 아티스트를 선보여온 FNC가 처음으로 내놓은 남성 댄스 그룹이라는 점에서도 데뷔 당시 새로운 시도였다.
SF9ⓒ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SF9은 이후 지난 10년 동안 하나의 장르나 콘셉트에 머무르지 않았다. 라틴팝을 앞세운 ‘오솔레미오’(O Sole Mio)를 비롯해 절제된 섹시미를 보여준 ‘질렀어’, 세련된 이미지로 팀의 상승세를 이끈 ‘굿 가이’(Good Guy), 감각적인 퍼포먼스가 돋보였던 ‘티어 드롭’(Tear Drop) 등을 거치며 음악과 무대의 범위를 넓혀왔다. 지난 3월에는 스페셜 앨범 ‘어바웃 러브’(About Love)를 전곡 발라드로 구성해 퍼포먼스 대신 보컬과 감정선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SF9에게 변화는 자신들의 색을 만들어온 방식이었다. 하나의 콘셉트를 대표적인 이미지로 굳히기보다 새로운 장르와 스타일을 받아들이며 그 안에서 SF9다운 모습을 찾아왔다. 새로운 장르와 콘셉트에 끊임없이 도전해온 과정에서 SF9만의 색도 차츰 선명해졌다.
‘터내시티’ 역시 이미 만들어진 SF9의 공식을 반복하지 않는다. 타이틀곡 ‘위드아웃 윙스’(Without Wings)는 아프로비트(Afrobeat)를 기반으로 리드미컬한 그루브와 팝 사운드를 결합했고, 앨범에는 레이지(Rage), 저지 클럽(Jersey Club), Y2K 감성의 댄스 팝부터 힙합과 R&B까지 폭넓은 장르를 담았다. 불과 5개월 전 전곡을 발라드로 채운 ‘어바웃 러브’에서 목소리와 감정에 집중했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10주년을 맞아 과거의 대표적인 색을 복원하기보다 지금 자신들이 소화할 수 있는 음악의 범위를 다시 한번 넓히는 방식을 택했다.
정규앨범이라는 형식 역시 이번 선택의 의미를 더한다. SF9이 정규앨범을 내놓은 것은 2020년 정규 1집 ‘퍼스트 컬렉션’(FIRST COLLECTION) 이후 약 6년 만이다. 그 사이 꾸준히 미니앨범과 스페셜 앨범을 발표했지만 정규앨범은 멤버들과 팬 모두에게 오랫동안 남아 있던 바람이었다.
멤버들이 회사에 지속적으로 정규앨범 발매 의사를 전달했고, 10주년을 맞아 마침내 10곡을 채운 결과물로 이어졌다. 매번 최선을 다해 앨범을 준비해왔지만, 멤버들이 이번 앨범에 유독 ‘사활을 걸었다’고 표현할 만큼 정규 2집에 쏟은 무게도 남달랐다.
SF9ⓒFNC엔터테인먼트
이번 앨범에서 멤버들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빈과 휘영, 찬희가 다수의 곡 작사에 이름을 올렸으며 휘영은 타이틀곡 ‘위드아웃 윙스’에도 참여했다. 데뷔 초에는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 자체에 집중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경험과 공감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작업도 깊어졌다. 10년 동안 쌓인 경험이 이제 SF9의 음악 안에서 각자의 언어로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앨범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동시에 SF9이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의 방향을 떠올리게 하는 서사를 담고 있다. ‘프레셔’(PRESSURE)는 바닥에서 시작해 스스로를 증명해내는 과정을, ‘커튼 콜’(Curtain Call)은 끝처럼 보이는 순간을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타이틀곡 ‘위드아웃 윙스’는 자신을 가두고 있던 한계를 넘어 날개 없이도 다시 비상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증명하고, 새로운 순간을 맞이하고, 또 한 번 날아오르는 흐름은 10주년이라는 시점에 놓인 SF9의 현재와도 맞닿는다.
10년이라는 시간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멤버들 사이의 관계 변화도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각기 다른 음악을 꿈꾸며 모인 만큼 원하는 방향도 달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개인의 고집보다 팀의 방향을 먼저 고려하는 유연함이 생겼다. 서로의 선택을 이해하고 배려하면서도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자는 목표를 공유해온 것이 긴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던 힘이 됐다. 활동 과정에서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각자의 고민과 슬럼프를 마주할 때마다 결국 곁을 지킨 것 역시 멤버들이었다.
그렇다고 10주년이 이들에게 완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더 큰 규모의 단독 공연과 더 좋은 성적, 음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여전히 남아 있다. 개인 활동에서도 연기와 뮤지컬, 음악 등 각자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스스로 기대하는 지점은 그보다 더 높다. 이미 이뤄낸 것보다 아직 이루고 싶은 것을 바라보는 마음은 SF9이 10년 동안 계속 움직일 수 있었던 동력이기도 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 ‘축몽’(十年逐夢)은 지난 10년 동안 쌓아온 기록과 무대를 총망라하는 자리다. 그러나 이들이 그리고 있는 시간은 10주년에서 끝나지 않는다. 더 큰 공연장에서 더 많은 팬들과 만나고 싶다는 목표처럼, 10년을 채운 지금도 SF9의 시선은 여전히 앞을 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터내시티’라는 제목은 SF9의 지난 10년을 관통해온 태도를 압축한 단어로 읽힌다. 이들은 새로운 음악과 콘셉트를 마주할 때마다 이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소화했고,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표현과 무대의 범위를 넓혀왔다. 10년 동안 쌓아온 경험은 이제 새로운 선택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그래서 SF9의 10주년은 자신들만의 답을 찾아온 과정에 그 의미가 있다. 수많은 도전 속에서도 매번 자신들의 방식으로 음악과 무대를 완성해온 시간이 지금의 SF9을 만들었다. 날개가 있어야만 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위드아웃 윙스’의 메시지처럼, 이제 이들에게 비상을 위해 필요한 것은 새로운 날개가 아닐지도 모른다. 지난 10년 동안 함께 쌓아온 시간이 이미 SF9을 다시 날아오르게 할 힘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