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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이란 이름의 특혜는 없다…法 "가자 무단진입, 여권 반납해야"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8.27 17:47
수정 2026.08.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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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개인 신념과 행동의 자유 존중하나"

"국민 생명과 신체의 안전 보호할 의무도 있어"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가자지구로 가던 구호선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후 풀려난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 김아현(활동명 해초)씨의 여권 무효화 취소소송 첫 변론 기자회견에서 한 활동가가 김씨의 무효화된 여권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06.25.ⓒ뉴시스

여행금지 지역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진입을 시도하다 여권이 무효화된 활동가 김아현씨(활동명 해초)가 27일 외교부와의 소송에서 패소했다. 개인의 신념에 앞서 국가의 국민 보호 의무를 우선시한 판결로, 반복되는 여행금지구역 무단 진입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이날 오후 김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 반납명령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주장하는 행동·이동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려는 국가 행정이 정당하다며 외교부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의 인도주의적 신념과 행동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하나 국가 또한 헌법 10조에 근거해 국민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안전이 구체적으로 침해될 가능성이 예측된다면 보호 의무를 이행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구호선단을 타고 여행금지지역인 가자지구로 가다 이스라엘군에 배가 나포돼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뒤 이틀 만에 풀려났다. 정부가 만류하는 위험지역에 자발적으로 들어갔다가 실제로 억류되는 사태까지 벌어진 셈이다. 외교부는 이후 여권 반납을 명령했는데, 김씨는 이를 송달받기도 전인 올해 3월 재차 항해에 나서겠다며 출국했고, 이 과정에서 여권이 자동으로 무효화됐다. 국가의 경고와 행정 조치를 사실상 무시하고 같은 시도를 반복한 것.


김씨는 재판 직후 청사 앞 기자회견에서 "이해되지 않는다. 외교부, 재판부, 한국 정부가 말하는 안전이라는 게 무엇이냐"고 반발했다. 그러나 이미 한 차례 나포·억류를 겪고도 재입국 절차조차 밟지 않은 채 재출국을 강행한 이력을 감안하면, 국가가 이를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는 재판부 판단에 무게가 실린다.


김씨는 여권법상 반납명령 불이행 시 여권 효력이 자동 상실되도록 한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도 냈으나, 지난 5월 헌법재판소 사전심사에서 각하됐다. 정부의 만류와 두 차례에 걸친 법적 판단에도 불구하고 신념을 앞세운 행동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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