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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LFP에 맞불”…현대차, 30% 싼 ‘미드니켈 배터리’ 내년부터 넣는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8.26 16:09
수정 2026.08.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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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설계 배터리 역량 강화

미드니켈 NCM 내년 상반기 양산차 적용

하이니켈 대비 가격 약 30% 낮춰

GV90엔 자체 열전이 방지 기술 첫 적용

김창환 현대차그룹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부사장)이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배터리 기술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기존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가격을 약 30% 낮춘 ‘미드니켈’ 배터리를 내년부터 양산차에 탑재한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가운데 배터리 자체 설계 역량과 배터리 화학계 다변화를 통해 전기차 원가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김창환 현대차그룹 전동화 에너지 솔루션 담당 부사장은 26일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경제성부터 차별화된 성능, 어떠한 상황에서도 고객을 지켜내는 최고 수준의 안전까지 현대차그룹의 배터리 기술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향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기술은 전기차를 넘어 로보틱스와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대차가 발표한 중장기 배터리 기술 전략의 핵심은 하나의 배터리를 모든 전기차에 사용하는 대신, 차량의 가격과 성능에 따라 하이니켈과 미드니켈, LFP를 각각 활용하는 ‘멀티 케미스트리’ 전략이다.


고성능과 급속 충전 성능을 중시하는 차량에는 하이니켈 배터리를 적용하고 가격과 성능의 균형이 필요한 대중적인 전기차에는 미드니켈,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차종과 시장에는 LFP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현대차가 새로운 승부수로 꺼낸 것은 미드니켈 배터리다. 니켈 함량을 조정하고 소재와 셀 설계를 최적화해 기존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가격을 크게 낮추면서도 LFP보다 높은 성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미드니켈 배터리의 가격을 기존 4세대 하이니켈 NCM 배터리보다 약 30%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 시장을 기준으로 LFP 배터리와 비교해도 가격 차이를 10% 이내까지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드니켈 배터리는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차에 탑재하기 시작한다. 이후 2028년부터 대량 판매되는 볼륨 모델까지 적용 범위를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배터리 원가를 낮춰 차량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카드다.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큰 만큼 배터리 가격을 낮추면 완성차 가격 경쟁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제네시스 GV90 네오룬 ⓒ현대차그룹

현대차가 배터리 전략을 다변화하는 것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어서다.


그동안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주행거리와 출력 등 성능에 강점을 가진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 배터리를 주로 사용해왔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대량 적용하면서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여왔다.


이에 현대차는 특정 배터리 화학계에 집중하기보다 차종과 시장에 따라 최적의 배터리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고성능·급속충전 수요에는 하이니켈 배터리를 유지하면서 대중형 전기차에는 자체 개발한 미드니켈 배터리를 확대한다. 동시에 가격 민감도가 특히 높은 지역과 엔트리급 차종에는 LFP 배터리까지 활용한다.


전고체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병행한다. 현대차는 여러 화학계의 배터리 기술을 확보해 향후 차량의 성격과 시장별 가격 수준에 따라 배터리를 선택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업체가 제시하는 셀을 받아 차량을 개발하는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완성차 업체가 원하는 성능과 가격을 먼저 정하고 이에 맞는 배터리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주도권을 넓히겠다는 의미도 있다.


현대차그룹-SK온 합작법인 'HSBMA' 북미 공장 ⓒ연합뉴스

배터리 기술은 현대차가 새롭게 확대하는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전략과도 맞물린다.


현대차는 2027년 초 첫 EREV 생산을 시작한다. 첫 모델 가운데 하나인 싼타페 EREV는 600마일(약 95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신규 고성능 배터리와 듀얼 모터 시스템을 적용한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는 이미 프로토타입 차량이 투입됐으며 현지 생산할 예정이다.


제네시스에도 EREV가 추가된다. 2027년 초 출시할 제네시스 EREV는 640마일(약 103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한다.


EREV는 엔진이 직접 바퀴를 구동하는 일반 하이브리드와 달리 전기모터를 중심으로 차량을 구동하면서 엔진을 발전 등에 활용해 주행거리를 늘리는 방식이다. 순수 전기차보다 작은 배터리로 긴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 전기차 충전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는 대안으로 현대차는 보고 있다.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배터리 안전 기술도 강화한다. 현대차는 배터리 셀에서 이상이 발생했을 때 열이 주변 셀로 번지는 것을 억제하는 자체 열전이 방지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에 처음 적용된다.


향후에는 특정 고급 전기차에만 적용하지 않고 전 차급과 전 차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가 이날 공개한 배터리 전략의 핵심은 ‘선택지 확대’로 풀이된다. 고성능 차량에는 하이니켈, 대중형 차량에는 미드니켈,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차종에는 LFP를 사용하면서 EREV와 전고체 등 차세대 기술까지 동시에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배터리 자체 설계 역량을 확보하면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기술과 가격에만 의존하지 않고 차량 개발 단계부터 성능과 원가를 함께 최적화할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전기차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미드니켈 배터리를 앞세워 중간지대를 확보하면 전기차 가격 경쟁에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미드니켈 배터리는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 차량에 탑재하기 시작하고 2028년 이후에는 볼륨 모델까지 본격적으로 확대 적용할 것”이라며 “현대차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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