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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사망률 1위인데 검진 안 받는 이유 "종합병원까지 가야 되니..."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8.26 15:33
수정 2026.08.26 15:42

한국건강관리협회 26일 언론 간담회

폐암 검진기관 종합병원급 이상 제한…접근성 한계

건협 “검진기관 확대해 수검률 높여야”

특수의료장비 설치기준도 “현실 맞게 개선 필요”

최지석 한국건강관리협회 기획조정본부장(오른쪽 첫 번째)이 26일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국내 암 사망원인 1위인 폐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국가검진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종합병원급 이상으로 제한된 검진기관의 문턱을 낮춰 수검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촬영(MRI) 등 특수의료장비 설치 기준 역시 변화한 의료환경에 맞게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한국건강관리협회(건협)는 26일 서울 강서구 화곡로 본부에서 간담회를 열고 국가 폐암 검진과 특수의료장비 설치 기준 등 현행 검진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 국가 폐암 검진은 54세 이상 74세 이하 남녀 가운데 고위험군(30갑년 이상의 흡연자)을 대상으로 2년마다 실시된다. 검진기관은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제한돼 있다.


국가통계포탈에 따르면 2024년 국가 폐암 검진 수검률은 52.7%로 절반 수준에 그친다. 간암(76.1%), 유방암(64.6%), 위암(64.2%) 등 다른 암종보다 낮은 수준이다. 반면 같은 해 폐암 사망자는 1만9401명으로 전체 암 가운데 가장 많았으며, 2위인 간암(1만432명)의 두 배에 육박했다.


건협은 낮은 수검률의 배경 중 하나로 검진기관의 제한을 꼽았다. 현행 건강검진기본법 시행규칙에 따라 5대 암(위암·유방암·대장암·자궁경부암·간암)은 지정 기준을 충족하면 병·의원에서도 검진할 수 있지만, 폐암은 2019년 시범사업 도입 당시부터 종합병원급 이상에서만 검진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종합병원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검진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배순효 건협 기획조정본부 차장은 “2019년에 시범사업으로 진행된 내용이 현재까지 변함없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5대암과 같이 접근성을 강화하고 수검률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가 암검진 수검 현황 및 암종별 사망자 수.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CT와 MRI 등 특수의료장비 설치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행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특수의료장비를 설치하려면 200병상 확보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자체 병상만으로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의료기관은 다른 의료기관의 병상을 공동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공동활용 병상 충족률은 전국 평균 46.3%, 서울은 25.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체 병상이 부족한 중소 의료기관의 경우 장비 설치에 필요한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의료기관에 병상 1개당 약 300만원을 지급하는 이른바 ‘병상 거래’가 이뤄지는 등 현행 제도의 부작용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최지석 건협 기획조정본부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MRI와 CT가 특수의료장비로 구분되는 게 어느 정도 이해됐던 상황이지만, 지금은 필수의료장비로 보는 것이 맞다”며 “주변 병원과의 병상 공동 활용도 가능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너무 달라졌다”고 말했다.


배 차장도 “병상 수 연동 기준을 폐지 혹은 완화하고, 실제 의료 수요와 진료 기능 중심으로 공급 체계를 재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와 정부에서도 특수의료장비 설치 기준을 둘러싼 제도 개선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병상 수 중심의 특수의료장비 설치 기준을 개편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6월 MRI·CT 등 특수의료장비의 품질관리 강화 방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공동활용제 등 설치 기준에 대해서도 추가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은 “특수의료장비 품질관리 강화를 통해 국민에게 보다 정밀한 영상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의료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공동활용제 등 특수의료장비 설치 기준에 대한 추가적인 개선안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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