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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뿌리서 진딧물 막는 미생물 찾았다…증식률 40%↓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8.25 11:00
수정 2026.08.25 11:00

농진청, 텔루리아 100-57A 균주 발굴

진딧물 67% 무처리 잎 선택…특허출원

농촌진흥청. ⓒ데일리안DB

고추가 진딧물의 공격을 받을 때 뿌리 주변에 늘어나는 미생물 가운데 해충 증식을 억제하고 기피 반응을 유도하는 균주가 발견됐다. 화학농약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진딧물 방제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농촌진흥청은 고추 뿌리 주변 미생물의 변화를 분석해 복숭아혹진딧물 억제 효과가 있는 텔루리아 100-57A 균주를 발굴했다고 25일 밝혔다.


복숭아혹진딧물은 고추의 즙액을 빨아 생육을 떨어뜨리고 여러 식물 바이러스를 옮기는 주요 해충이다. 번식 속도가 빠르고 약제 저항성이 쉽게 생겨 화학농약에만 의존하지 않는 방제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식물은 병해충의 공격을 받으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미생물이 뿌리 주변에 늘어나도록 구조 신호를 보낸다. 이를 크라이 포 헬프 현상이라고 한다. 병해충 공격을 받은 식물의 뿌리 주변에서 유용 미생물이 증가해 식물의 방어 능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국내 9개 고추 재배지에서 채취한 흙에 고추를 심은 뒤 복숭아혹진딧물을 접종해 뿌리 주변 미생물의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진딧물이 발생한 고추 뿌리 주변에서 텔루리아, 라이조비움, 추자이박터 계통의 미생물이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뿌리 주변 흙에서 미생물을 분리해 진딧물 억제 효과를 비교했다. 분리한 5개 균주 가운데 텔루리아 100-57A 균주가 일관된 효과를 보였다.


이 균주를 고추 뿌리에 처리한 결과 복숭아혹진딧물 개체군 증가율은 처리하지 않았을 때보다 약 40% 낮아졌다. 균주를 처리한 고춧잎과 처리하지 않은 잎을 함께 제시한 실험에서는 진딧물의 약 67%가 균주를 처리하지 않은 잎을 선택했다. 균주 처리 잎을 피하는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고추의 유전자 발현을 분석한 결과 균주 처리 후 초기 6일 동안 식물 방어와 자스몬산 반응, 상처 대응에 관여하는 유전자도 활발해졌다. 연구진은 해당 균주가 일시적으로 고추의 방어 상태를 높여 진딧물 공격에 대비하도록 한 것으로 추정했다. 자스몬산은 식물의 생장과 발달,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식물 호르몬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Plant Science’에 게재됐다. 농진청은 진딧물 억제 활성이 있는 텔루리아 100-57A 균주와 관련한 특허출원도 마쳤다.


한상현 농진청 농업미생물과장은 “진딧물 공격을 받은 고추 뿌리 주변에 증가하는 미생물을 단서로 해충 억제 효과가 있는 유용 미생물을 발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진딧물 억제 원리와 효과를 밝히고 처리 조건과 제형화 연구를 수행해 친환경 방제 소재로서 활용 가능성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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