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문직 비자에 ‘1억 4000만원 장벽’…“12조원 벌겠다”
H-1B 신규 신청 수수료 10만 3265달러로 대폭 인상 추진
기존 최대 5000달러 수준서 20배 이상…예상 수입 88억 달러
법원 제동에도 정식 규정으로 재추진…美기업 부담 커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가 이란전쟁에 대한 지원 요청을 거부한 점을 언급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문직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H-1B 비자 신규 신청에 10만 3265달러(약 1억 4000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약 88억 달러(약 12조원)의 수입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면서 미국 기업들의 외국인 전문 인력 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DHS)는 24일(현지시간) 연방관보에 H-1B 신규 비자 수수료를 10만 3265달러로 책정하는 내용의 규정안을 공개했다. H-1B는 정보기술(IT)과 금융·교육·연구 등 전문 분야에서 미국 기업이 외국인 인재를 고용할 때 주로 활용하는 비자다. 매년 일반 신청자에게 6만 5000개, 미국에서 석사 이상 학위를 취득한 신청자에게 추가로 2만개가 배정된다.
수수료 인상 폭은 파격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해 행정조치 이전 H-1B 관련 수수료는 통상 2000~5000달러 수준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 신규 신청자에게 10만 달러를 부과했지만 지난 6월 연방법원이 이를 불법이라고 판단해 제동을 걸었다. 이에 행정부는 오는 9월 기존 조치의 만료를 앞두고 정식 규정 제정 절차를 통해 고액 수수료를 사실상 영구화하는 방안을 다시 꺼내 들었다. 새 규정은 30일간 의견 수렴을 거쳐 이르면 연말 확정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H-1B 제도가 미국인 근로자를 값싼 외국 인력으로 대체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 상공회의소와 기업들은 첨단기술 분야의 인력 부족을 메우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를 확보하려면 H-1B가 필수적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수수료가 1억원을 훌쩍 넘어서면 대형 기술기업과 달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외국인 채용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상공회의소와 노동조합, 민주당 주(州) 정부 등이 이미 관련 정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만큼 새 규정 역시 치열한 법적 공방에 휘말릴 전망이다.
